(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취임한 날을 '애국헌신의 날'(National Day of Patriotic Devotion)로 공식 지정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몇 시간 만에 대통령으로서 처음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취임식이 열렸던 지난 20일을 이런 이름의 국경일로 지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행정명령에는 "그러므로 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끼리, 그리고 우리나라에 대한 유대감을 강화하고자 미국의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나에게 귀속된 직권으로 2017년 1월 20일을 애국헌신의 날로 여기 선포하는 바이다"라고 적혀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이나 쓸 법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나란히 붙여 내보내면서 트럼프가 '은밀한 나라' 북한의 선전에서 들어봤음 직한 애국주의적 표현으로 김정은을 연상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이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한 연설에서 '당의 부름에 응한 인민들'이 "애국 헌신으로 일했고 영웅적 기적을 하나씩 창조해냈다"고 치하하는 등 북한의 대민 선전에 자주 '애국 헌신'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고 환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도 그와 비슷한 표현을 트위터나 연설에서 선보여 왔다고 신문은 비교했다.
트럼프는 20일 취임사에서도 미국의 대통합을 호소하면서 "애국자가 흘렸던 붉은 피"를 언급하며 애국적 열정을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일을 '애국헌신의 날'로 지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 신문은 풀이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취임일을 '부활·화해의 날'(National Day of Renewal and Reconciliation)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취임일을 '기도·감사의 날'(National Day of Prayer and Thanksgiving)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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