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류지혁이 좀 더 잘해줬으면 좋겠네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태형(50) 감독은 올해 초 인터뷰에서 성장을 기대하는 선수로 주저하지 않고 내야수 류지혁(23)을 꼽았다.
김 감독은 "류지혁이 백업으로 뛰는데, 주전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게끔 기량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류지혁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만들기에 한창이었다. 사령탑의 이 한마디는 큰 자극제가 됐다.
그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감독님이 하셨다는 말씀을 (기사에서) 읽고 올해는 더 잘하겠다는 의지가 샘솟았다"며 "다음날 일어나서 훨씬 더 열심히 근력 강화 운동을 했다"며 웃었다.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류지혁은 2013~2014년 상무에서 군 복무했다. 그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산이 치른 정규시즌 144경기 중 90경기에 주로 내야 대수비나 대주자로 출전해 타율 0.288(118타수 34안타), 3홈런, 9타점, 34득점을 기록했다.
류지혁은 "수비에서는 물론 형들보다는 부족했지만 1군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뛴 것치고는 괜찮았던 것 같다"며 "타격은 불만족스러웠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빠른 공 대처 능력도 부족했지만, 무엇보다 변화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1군 투수들이 던지는 변화구는 2군과 많이 다르더라"는 게 류지혁의 설명이다.
그의 롤모델은 팀 주전 유격수 김재호(32), 2루수 오재원(32)이다.
류지혁은 "재호 형과 재원이 형을 항상 닮고 싶었다"며 "지금도 그 형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돼야지'하고 다짐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류지혁의 주 포지션도 유격수와 2루수지만 현재는 깐깐하게 자리를 따질 처지가 아니다.
그는 마치 김 감독 들으라는 듯 "일단 경기에 내보내 주시면 어디든 다 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KBO리그를 대표하는 야수들도 백업을 거쳤다. 주전이 흔들릴 때 백업이 잘하면 그 자리의 주인이 바뀐다.
두산 선수단은 오는 30일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로 출국한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눈도장을 받기 위한 류지혁의 분투가 이제 곧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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