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난징학살 '부정' 日호텔, 한중일 갈등 핵심 부상

입력 2017-01-24 19:27   수정 2017-01-24 20:03

위안부·난징학살 '부정' 日호텔, 한중일 갈등 핵심 부상

(베이징·도쿄=연합뉴스) 진병태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객실에 위안부 강제동원과 난징(南京) 대학살을 부정하는 극우성향 서적을 비치한 일본의 아파(APA)호텔이 한국·중국, 일본 간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자국민에게 해당 호텔 이용 불허 지침을 내린 가운데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한국 등 각국 선수단이 해당 호텔 체인점에 숙박 예약이 돼 있어 이와 관련한 다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측은 관련 서적을 치우라고 요구했으나, 아파호텔 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고 일본 정부도 민간의 일이라며 '나몰라라' 입장이어서 외교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아시안게임 참가 韓선수들 100명이상 숙박…정부 대응 주목

24일 재일본 대한민국체육회에 따르면 다음달 19~26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 중 100여명이 아파호텔 체인으로 삿포로 북쪽에 위치한 '마코마나이(眞駒內) 호텔&리조트'에 숙박하기로 예정돼있다.

이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배정에 따른 것으로, 해당 호텔 부근에 경기장이 몰려있다. 아파호텔에는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선수 2천여명이 머무를 예정이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아파호텔 문제는 한일 간, 중일 간 갈등으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대한 체육회는 문화체육부와 상의해 입장을 정할 계획이지만, 아파호텔이 위안부 부정 극우 서적을 치우지 않는다면 모종의 조치를 해야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만약 정부 차원의 항의가 없더라도 서적을 선수들의 공식 숙소에 비치하는 것에 대해 한국 선수들이 불쾌감을 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아파호텔 문제는 일본이 과거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저지른 만행을 포함한 군국주의 침략사라는 점에서, 휘발성이 크다.

문제가 된 책들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 국가론', '자랑스러운 조국 일본, 부활로의 제언' 등 일본군의 위안부·난징학살 만행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책들로, 이 호텔체인의 최고경영자(CEO)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73)가 저술한 것들이다.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이 호텔에 문제의 서적을 치워달라는 의사를 전했지만 호텔 측은 "책을 철거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 中, 누리꾼 불매운동에 정부도 "이용말라" 지침

그동안 누리꾼을 중심으로 호텔 불매운동을 벌였던 중국은 이날 정부 차원에서도 자국 여행업계에 아파호텔을 이용하지 말라는 공식적인 지침을 내렸다.

중국 내 관광분야 관할 정부부처인 국가여유국의 장리중(張利忠)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아파호텔의 태도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 중국 정부의 이 결정으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중국 선수단은 아파호텔을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에서는 아파호텔의 위안부·난징학살 부정 서적 비치 사실이 알려진 뒤 비난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의 이용 불허 지침에 앞서 중국의 한 여행사는 이 호텔과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 日 정부 "민간 차원의 일"이라며 불개입 입장

이처럼 아파호텔 이슈가 한·중·일 사이 갈등의 핵으로 커지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간 호텔의 일이라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설치한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에 대해서는 철거를 요구하면서도, 자국 호텔 내 극우 서적이 비치돼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해선 민간의 일이라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이중 잣대를 들어대는 것이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부 부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파호텔 문제에 대해 중국 측이 반발하는 등에 대한 입장을 묻자 "중국 측 발언이나 보도에 대해선 일본 정부로서 하나하나 코멘트를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문제의 극우) 서적의 배치는 저도 읽은 적이 없으므로 알 수 없지만, 민간호텔이 이런저런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서 둔 잡지 등등의 하나라고 생각하므로 그 속까지 정부가 들여다보고 둬서 좋은 건지 두지 말라든가 이런 것을 일본 정부로서 발언할 생각은 현시점에선 없다"고 밝혔다.







jbt@yna.co.kr, jsk@yna.co.kr,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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