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정착촌에 또다시 대규모 신규 주택 건설을 허용하자 팔레스타인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아비그도르 리버만 국방장관은 이날 서안 지역의 베이트 엘, 아리엘, 말레 아두민 정착촌 등지에 2천500채 규모의 신규 주택 건설을 승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승인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현재 (서안에) 새 집을 짓는 중이며 계속해서 더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비그도르 장관은 "대부분의 신축은 정착촌 내부에서 이뤄지며 정착촌 밖에서도 일부 주택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안보 내각 위원들에게 동예루살렘 내 이스라엘의 건축 규제를 모두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그동안 동예루살렘에서는 국제 외교관들의 압력으로 새로운 정착촌 건설 절차가 비교적 까다로운 편이었다.
예루살렘시 당국은 지난 22일에도 동예루살렘에 신규 주택 566채를 짓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친이스라엘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이후 이뤄진 것이다.
팔레스타인은 강력히 반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계획은 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려는 시도에 큰 충격을 가하고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또 이스라엘의 이번 결정은 "국제사회의 정착촌 반대를 묵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도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행위에 즉각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국제사회가 반대해 온 동예루살렘과 서안 지역 내 정착촌 건설에 비판적이지 않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밝히면서 우익 유대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일각에서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 확장으로 인해 이-팔 갈등이 더 고조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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