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전쟁선포 없이 핵 선제공격 금지…"트럼프 대통령 예측 불가"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핵무기 선제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테드 류(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에드워드 마키(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24일(현지시간) 미 의회의 전쟁선포가 없이는 대통령의 핵무기 선제공격을 금지하는 내용의 '핵무기 선제 사용 제한법안'을 발의했다고 ABC뉴스 등 미 언론이 전했다.
이 법안은 '미국의 핵 능력 강화'를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언제든지 핵전쟁을 벌일 권한을 가진 만큼, 핵무기 선제공격 이슈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미 언론은 풀이했다.
류 하원의원은 성명에서 "미국이 '핵 3원 체제'(nuclear triad)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고 핵무기에 대한 '예측 불가능한' 열망을 밝히는 한편, 대통령 당선인 때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핵 정책에 관해 (지나치게) 포괄적인 언급을 했던 군 통수권자를 갖게 됐다는 것은 끔찍한 현실"이라면서 "미 의회는 미국이 핵무기를 맨 먼저 사용하는 국가가 되는 상황을 저지함으로써 세계의 안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키 상원의원도 성명에서 "핵전쟁은 인류 생존에 최대의 리스크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한 핵 공격 검토를 시사했다"면서 "불행히도 분쟁시 핵무기 사용을 첫째 옵션으로 삼는 미국의 정책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그 권한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또 다른 핵무장 국가와의 위기 국면에서는 이 정책은 의도하지 않은 핵 경쟁을 엄청나게 부추길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든, 다른 대통령에게든 (다른 나라의) 핵 공격에 대응하는 경우를 빼고는 핵무기 사용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 22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핵 전투력 강화 방침을 밝히자,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와 관련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미·소 냉전시대의 핵 경쟁 망령을 부활시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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