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PSC 전 직원보다 많은 인원 투입…중요한 진전"
"업계도 이번 경험으로 더 많은 안전장치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한지훈 기자 =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조사결과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아직 진행 중인 CPSC 자체 조사에서도 삼성 측 결론을 수용할 뜻을 시사했다.
지난 23일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의 원인이 삼성SDI와 중국 ATL 배터리의 자체 결함으로 밝혀졌으며 기기 본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볼만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엘리엇 케이 CPSC 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리콜된 갤럭시노트7 배터리의 근본적 발화 원인에 관한 삼성전자의 조사 결과 발표는 중요한 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케이 위원장은 이어 "CPSC가 독립적으로 조사를 수행하고 있으나, 이 조사가 어떻게 될지를 합리적으로 예상해보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CPSC는 삼성전자가 가진 것만큼의 자원과 맨파워를 갖지 못했다"며 "사실 삼성전자는 이번 이슈와 관련해 CPSC 전 직원보다 많은 엔지니어와 스태프들을 고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개 회사가 한 건의 안전 분석을 위해 투입한 인원이, 미국 전역에서의 소비자 제품 안전 이슈를 감독하는 미국 정부기관(CPSC)이 보유한 인원보다 많다니 생각해보라"면서 "결국, 국회가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CPSC는 삼성이 소비자 안전을 위해 신규 시설을 짓고 수만 대의 스마트폰과 배터리를 시험한 것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조사를 계기로 CPSC 수장으로서 미국 국회가 CPSC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발화 원인 조사를 위해 갤럭시노트7 20만대, 배터리 3만개를 각각 시험했다. 자체 연구원과 엔지니어 700명을 투입했고, UL, 엑스포넌트, TUV 라인란드 등 세계적인 검증기관에도 독립적인 조사를 의뢰했다.
케이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리콜도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CPSC는 매년 400여건의 리콜을 발표하지만, 상당수 리콜이 실망스럽고 위험할 정도로 낮은 소비자 반응을 얻는다"며 "다행히 갤럭시노트7 리콜은 이런 점에서 달랐다"고 말했다.
케이 위원장은 "삼성전자는 포괄적인 리콜 프로그램에 관한 CPSC와의 협의 내용을 완벽히 수행했고, 회수율도 97%로 좋았다"며 "삼성전자는 책임감 있게 회수율을 높였다"고 부연했다.
케이 위원장은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과열과 발화는 심각한 것"이라며 "아직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제품 교환과 환불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크기가 더 작으면서도 더 빨리 충전되고 사용 시간이 길며 전력이 더 강한 배터리를 원한다. 회사들은 이런 성능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며 CPSC가 삼성전자 등 업계와 함께 스마트폰용 배터리에 관한 자발적 표준을 재검토하기 위해 협력중이라고 설명했다.
케이 위원장은 "삼성전자가 UL, 엑스포넌트 등과 수행한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라며 "이는 전체 산업뿐 아니라 모든 소비자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올해 CPSC 운영 계획에 고밀도 배터리 기술에 대한 전문가 평가 등을 추가했다"며 "업계도 이번 경험을 계기로 설계·제조 등의 단계에서 더 많은 안전장치를 마련해 소비자 안전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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