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글로벌 공급과잉의 여파에도 지난해 철강산업의 실적은 양호했다.
철강 '빅2'로 불리는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 모두 구조조정과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던 2015년의 트라우마를 딛고 올해 플러스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분기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며 4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도 전년 3분기보다 7.7% 증가한 3천5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올해 철강업계 앞에 놓인 길이 순탄치는 않다.
글로벌 공급과잉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수출길이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25일 내놓은 업종별 경쟁력 강화방안에서 꾸준한 사업재편 노력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의 소폭 완화와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후판, 강관 등 구조적 공급과잉 품목의 사업재편을 지속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후판, 강관 등 구조적인 공급과잉 품목에 대해서는 설비 조정·매각, 냉연과 도금 같은 경쟁우위 설비는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사업재편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포스코는 최장수 용광로인 '포항 1고로'의 가동을 연내 중단하고, 대신에 3개 고로의 설비 효율성을 높여 생산능력을 현재 447만t에서 511만t으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또 합금철을 새로운 공급과잉 품목에 넣고 업계에 자율적 사업재편을 권고하기로 했다.
기존의 주력품목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진 철강산업이 재도약할 길은 4차 산업혁명에서 찾았다.
정부는 철강업계가 자동차, 항공, 3차원(3D) 프린팅 등 수요산업의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산업으로서 초경량, 이종결합, 3D 프린터용 소재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3D 프린터용 메탈 소재 생태계 조성 및 육성방안은 올해 1분기 중 내놓는다.
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제철소 구축을 위한 표준모델과 시스템을 각각 1분기와 3분기까지 개발한다.
철강업계는 지속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응한 맞춤 전략을 계속 짜나가야 한다고 봤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이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는 등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부분이 우려된다"며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경영전략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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