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대규모 정착촌 건설 강행…백악관 "미국의 큰 동맹국"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기다렸다는듯이 대담한 팔레스타인 정책을 펴면서 이·팔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두 국가 해법'도 사실상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지 불과 며칠 만에 버락 오바마 정부가 부과했던 제약을 더 대범한 방식으로 뒤흔들며 국제 사회의 비판을 무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지적은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 정착촌에 2천500채 규모의 신규 주택 건설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2일에도 동예루살렘에 신규 주택 566채를 짓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스라엘이 거침없이 정착촌 건설을 밀어붙이는 것은 친이스라엘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을 '든든한 조력자'로 여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오바마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공존 구상인 '2국가 해법'을 지지하며 이스라엘을 견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과 대립하는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그는 "이스라엘, 강해야 한다. (대통령 취임일인) 1월 20일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남겨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기로 한 이스라엘에 힘을 싣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행보는 취임 뒤에도 변함없는 모습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승인에 관해 질문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이 팀을 꾸리고 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논의할 것이라고 우호적인 답변을 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미국의 큰 동맹국"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더 가까이 지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회귀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에게 중동 정책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소개했다.
쿠슈너는 정통 유대교도로 외교 경험은 전무하지만 대선 운동과 정권 인수 기간 트럼프의 외교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