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오랫동안 한 뿌리…명칭 혼동 기관·학교 많아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해 2월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안동·예천 신도시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대구와 경북은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으로도 완전히 분리됐다.
그러나 오랫동안 대구와 경북이 한 뿌리였기에 이름이 헷갈리는 기관·단체가 많다.
대구대와 경북대를 대표로 들 수 있다.
경북대는 대구에 있고 대구대는 경북 경산에 있다.
대구·경북 주민은 익숙하나 사정을 잘 모르는 다른 지역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곤 한다.
대구가톨릭대, 대구미래대, 대구외국어대는 대구가 아닌 경북 경산에, 대구예술대는 경북 칠곡에 있다.
반면 2013년 문을 닫은 경북외국어대는 대구에 있었다.
대구는 1981년 직할시로 승격해 분리하기 전까지는 경북 일부이고 도청 소재지였다.
이 때문에 대구에는 경북이란 이름을 딴 기관이나 학교가 여전히 많다.
경북고, 경북여고, 경북예술고, 경북공고, 경북여상, 경북기계공고는 대구에 있다.
대구와 경북을 같이 담당하는 정부 기관은 대체로 대구와 경북을 함께 붙여서 쓰곤 한다.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이나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이 대표적 사례다.
물론 대구와 경북을 같이 맡고도 대구 명칭만 쓰는 기관도 많다.
대구지방국세청, 대구지방노동청, 대구지방환경청 등이 있다.
이런 기관은 대구에 사무소가 있으므로 그나마 헷갈리는 일은 적다.
그러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 경북지방우정청 등은 대구에 사무소를 두고 대구·경북을 담당하며 경북이란 이름을 고수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하 대구과학수사연구소는 경북 칠곡에 있다. 이름을 한 번 더 확인하게끔 한다.
경북지방경찰청은 대구에 있기는 하지만 대구지방경찰청과 분리한 지 오래다. 곧 안동·예천 도청 신도시로 이전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
경북경찰청뿐만 아니라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처럼 대구에 있기는 하지만 대구 기관·단체와 별개인 경북 기관·단체는 헷갈릴 일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러나 대구와 경북이 분리됐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이 헷갈리는 학교나 기관이 당장 이름을 바꾸기는 어렵다.
이미 이름 자체가 역사성을 지닌 고유명사가 됐기 때문이다.
한 경북고 졸업생은 "경북고가 1916년 문을 열어 이미 100년 역사를 지녔는데 인제 와서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정부 기관 명칭은 행정권 분리에 따라 통합명칭을 쓰거나 행정구역에 맞는 이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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