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눈사태 잔해 속 '겨울왕국' 이야기로 두 꼬마 구한 9살 영웅

입력 2017-01-25 12:08  

伊눈사태 잔해 속 '겨울왕국' 이야기로 두 꼬마 구한 9살 영웅

"세 아이가 함께 작은 팀을 이뤄 두려움 극복할 수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눈사태로 붕괴된 이탈리아 호텔 잔해 속에 갇힌 9살 소년이 자신보다 어린 두 꼬마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이야기와 노래를 들려주며 함께 버틴 끝에 48시간만에 구조돼 '작은 영웅'으로 떠올랐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은 지난 18일 이탈리아 중부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붕괴된 '리고피아노' 호텔에서 28시간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9살 소년 에도아르도 디 카를로가 '작은 영웅' 별명을 얻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에도아르도는 부모님과 함께 찾은 이 호텔 실내 당구장에서 놀고 있던 중 갑자기 덮친 눈사태로 춥고 어두운 건물 잔해 속에 갇히게 됐다.

거기에는 각각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가 재난을 만난 6살 루도비카 파레테와 7살 사무엘 디 미켈란젤로도 있었다.

에도아르도는 몹시 두려웠지만,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을 위해 용기를 냈다.

에도아르도는 두 아이를 꼭 안아주고는 직접 지어낸 이야기와 함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이야기를 들려주고 주제가를 불러줬다. 루도비카가 이틀 전 생일 날 엘사 복장을 할 만큼 겨울왕국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고, 세 아이는 물도 먹을 것도 없이 꼬박 이틀을 버틸 수 있었다. 아이들은 지난 20일 구조됐다.






에도아르도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병원에서 심리 치료를 받는 동안 알려지게 됐다.

페스카라 병원의 심리학자 알레산드라 파냐니는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세 아이가 함께 작은 팀을 이뤄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에도아르도의 행동을 칭찬했다.

그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놀이가 중요한 표현 방식"이라며 "함께 놀이하면서 아이들에게 닥친 상황을 떨쳐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만다행으로 루도비카는 역시 눈사태에서 살아남은 부모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의 부모는 여전히 실종 상태고, 에도아르도의 부모는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도도아르는 17살, 19살 형과 함께 지낼 예정이다.

한편, 이날 눈사태가 난 파린돌라 마을에서는 눈사태로 숨진 희생자를 위한 첫 장례식이 열렸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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