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시인…경찰, 불구속 수사키로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를 파손해 경찰 수사를 받는 사람은 해군 예비역 제독인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예비역 제독 심모(63)씨는 전날 오후 2시40분께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 있던 박 대통령 풍자 그림 '더러운 잠'을 집어 던져 액자를 부순 혐의(재물손괴)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이어 그림을 손으로 잡아 찢은 혐의로 A(57)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당초 두 사람은 전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 출범식 참석자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 결과 심씨는 이 단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씨는 국방 관련 세미나 참석차 의원회관을 찾았다가 문제의 그림을 보고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심씨가 '국회에 박 대통령의 나체 그림을 전시해 놔서 화가 나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심씨는 범행 뒤 트위터에 '의를 보고 행하지 않으면 용기가 없는 것이다(견의불위무용야·見義不爲無勇也)'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해야 대통령과 국회와 국민과 여성을 모욕하고 성희롱한 국회 내 표창원 수치물이 철거되는 나라가 서글프다"라고 썼다.
전날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주최로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가 개최됐다. 문제의 그림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으로, 박 대통령이 마치 누드 상태로 누워있는것으로 그려졌다.
경찰은 심씨와 A씨 모두 불구속 수사키로 했으며, 이르면 다음 주 안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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