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 장벽 쌓겠다" 행정명령 예고…무슬림 입국제한도(종합)

입력 2017-01-25 15:14  

트럼프 "멕시코 장벽 쌓겠다" 행정명령 예고…무슬림 입국제한도(종합)

트위터에 "25일은 국가안보에 중요한 날 될 것"

미 언론 "난민 입국 수개월 중단·무슬림국가 출신 일시 제한 검토중"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 공약했던 대로 미국·멕시코간 장벽 건설과 이민·입국 규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내일 국가안보에 중요한 날(Big day)이 계획돼 있다"며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는 장벽을 건설할 것이다!"라고 썼다.

미국 CNN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데 연방정부 재원을 투입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동부 시간으로 오후 1시 25분에 국토안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고자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비용을 멕시코가 지불하게 하겠다는 약속은 대선 기간 가장 큰 논란을 낳은 트럼프의 공약 중 하나였다.

장벽을 어떤 식으로 쌓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현행 법률을 통해서도 건설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앞서 2006년 '안보 장벽 법'(Secure Fence Act)에 서명했으며 이에 따라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주 등 국경을 따라 700마일(약 1천126㎞)가량 길이로 울타리가 설치됐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는 국경에 구조물을 어디에 어떻게 세울 수 있는지 제한하는 1970년 협정도 있다.


장벽 건설 명령을 시작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강화를 위한 일련의 행정조처를 발동할 예정이다.

행정명령의 상세한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난민이나 무슬림 국가 출신자의 입국이나 비자 제한이 포함될 수도 있다고 CNN, AP통신 등이 전했다.

시리아, 이란,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등 중동·북아프리카 무슬림 다수 국가 출신자의 미국 입국을 최소 30일간 제한하는 조처가 행정명령에 포함될 수도 있다고 초안을 보고받은 인사들이 AP통신에 말했다.

모든 난민의 입국절차를 최소 4개월간 중단하는 방안, 모국에서 소수 종교인으로서 박해를 피해 달아난 난민은 입국절차 중단의 예외로 하는 방안도 포함된 조처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종교를 이유로 한 폭력이나 명예살인, 여성에 대한 폭력 등에 관련된 사람의 입국을 차단하고자 비자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 불법 이민자 추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에 대한 연방정부 기금 지원을 끊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대선 기간 트럼프는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가 나중에 이를 '테러 관련 국가' 출신자들에 대한 입국 심사를 '극도로' 강화하는 정책에 집중하겠다며 태도를 약간 전환했다.

대통령에게는 난민 입국절차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다. 조지 전 대통령이 2001년 9·11 테러 직후 이런 권한을 실행한 적이 있다.

무슬림 최대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의 플로리다지부장 하산 시블리는 "이런 행정명령은 우리나라를 더 안전한 곳이 아니라 더 공포스럽고 덜 환영받는 곳으로 만들 뿐"이라며 "우리의 건국이념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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