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언할 수 없는 날씨 상황'을 한 단어로 얘기하면 스모그"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정부가 기상당국에 스모그 경보 발령을 중단토록 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이 앞으로는 스모그라는 말도 함부로 쓸 수 없게 될 지 모른다며 당국의 조치를 조롱하고 있다.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초 기상당국에 스모그 경보 발령을 중단시켰다. 환경보호부와 기상당국이 각각 발령하는 스모그 경보를 통일하기 위해서라는게 이유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정부가 최근 빈발하고 있는 스모그에 들끓는 민심을 우려, 스모그 경보 발령을 제한하려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중국의 날씨 애플리케이션(앱)인 천기통(天氣通)은 지난 23일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계정에서 정부의 이런 조치를 조롱하는 의미로 스모그를 '형언할 수 없는 날씨 상황' 혹은 "하늘이 파란색에서 회색으로 바뀌는 현상"으로 묘사해 날씨예보를 전했다.
천기통은 "중국의 수도권인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의 '형언할 수 없는날씨상황'이 26일부터 점차 소멸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베이징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25일 오후 4시 현재 199㎍/㎥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8배에 이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날씨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삶도 "형언할 수 없게 됐다"며 사람들이 비밀스런 용어로 대화를 나눠야하는 '마술의 왕국'에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스모그라는 말이 중국 사이버 세상에서 금기시되지는 않았지만 계속되는 스모그로 사람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부처마다 각각인 스모그 경보를 통일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스모그 경보주체도 통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스모그 경보는 현재 4단계로 이뤄져있다. 최고 등급인 적색경보 밑에 오렌지색 경보, 황색경보, 청색경보가 뒤따른다. 적색경보는 대기질지수(AQI)가 500에 이르면 발령된다. 또 300 이상인 날 이틀을 포함해 200 이상인 날이 4일 연속될때도 적색경보가 발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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