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 울템 이후 신소재 발굴 못 해…업계 "메인 소재가 없다"
(대구=연합뉴스) 이재혁 기자 = 국내 안경산업이 호경기를 지나 위기를 맞았다.
2012년 정점(1억3천982만 달러)을 찍고 내림세로 돌아선 안경테 수출은 지난해까지 4년 동안 1천543만 달러나 줄었다.
선글라스 수출이 2014년 991만 달러에서 2015년 1천859만 달러, 2016년 2천958만 달러로 급증세지만 수입금액 6분의 1 수준이다.
2010년을 전후해 국내 안경산업 부흥을 이끈 것은 TR, 울템 등 신소재다.
대구 3공단에 있는 로고스텍이 항공기 부품소재 '울템'으로 만든 안경테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업계는 전환기를 맞이했다.
안경테 제조업체가 밀집한 3공단에는 일본인 바이어로 북적댔다. 업체들은 울템 안경테로 한껏 재미를 봤으나 곧 한계에 봉착했다.
가볍고 탄성이 좋은 데다 열에 강해 잘 부러지지 않고 변형이 없는 장점으로 한때 중저가 플라스틱 안경테 시장을 휩쓸었지만, 중국업체에 이미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
신소재 제품을 출시하면 1∼2년 만에 비슷한 중국산 저가제품이 시장을 잠식하기 때문에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야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 지원기관 관계자는 밝혔다.
그는 "해외 바이어에게 더는 울템 제품을 내세우지 않는다"고 했다.
업계는 부가가치가 높은 신소재를 찾지만, 망망대해에서 돛단배를 찾는 심정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울템으로 몇 년을 버텼는데 이제는 메리트가 없어진 지 오래됐다"며 "수출뿐 아니라 업체마다 매출 감소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내세울 메인 소재가 없다"며 "빨리 신소재를 발굴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yi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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