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전 결혼…평소 "IS와 싸우고 싶다" 말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19일(현지시간) 불이 나 붕괴한 테헤란 플라스코 상가에서 진화 작업 중 화상을 입어 뇌사 판정된 20대 소방관이 심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25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사고 현장과 가까운 테헤란 이맘광장 제2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일하던 바흐람 미르자카니(25)는 19일 아침 플라스코 빌딩의 화재 신고가 접수되자 마자 현장으로 달려가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이 건물은 의류 상가와 봉제 작업장이 밀집했던 터라 가연성 물질이 타면서 뜨거운 불꽃과 유독가스로 가득 차 소방대가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하다 심한 화상을 입어 현장에서 쓰러진 그는 후송됐으나 24일 뇌사로 판정됐다.
미르자카니가 불과 두 달 전 결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2012년부터 소방관으로 일했고 이전에도 불을 끄다 두 차례 큰 화상을 당하기도 했다.
유족은 현지 언론에 "그의 심장 박동으로 다른 사람을 살리자는 데 가족 모두가 동의해 심장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은 그의 심장 기증 사실을 전하면서 "평소 시리아로 가 이슬람국가(IS)와 싸우고 싶다고 했을 만큼 의협심이 강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소셜네트워크에서는 그의 이름 앞에 '샤히드'(순교자)라는 호칭을 붙이며 그의 희생을 추모했다.
이번 화재·붕괴 사고로 소방관이 30명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25일 현재 구조가 7일째 진행중이지만 생존자는 발견하지 못했고 시신 8구가 수습됐다.
민간인 매몰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테헤란시는 26일 오전 희생된 소방관의 합동 영결식을 엄수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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