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文, 350m가 있고 나는 출발선이나 마찬가지"

입력 2017-01-25 18:34  

반기문 "文, 350m가 있고 나는 출발선이나 마찬가지"

관훈클럽 토론회…"글로벌 정치 경험은 강점"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00m 경주에서 350m쯤 가 있고, 나는 10m도 못 간 상황"이라며 지지율 격차를 인정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국제 정치와 외교에 능한 점을 스스로의 강점으로 꼽으면서 "신인 정치인이라곤 하지만 국내정치보다 훨씬 높은 차원의 글로벌 정치를 해봐서 세계 정치인들과 말 안 해 본 사람이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반 전 총장과의 일문일답.


-- 몇 년씩 대권 도전 준비한 후보들에 비해 준비 부족하지 않나.

▲ 한국의 문제를 세부적으로 파악하는 데 미흡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선거 캠프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알고 있다. 어떤 분은 400m 경주에서 350m쯤 가 계시고 저는 현재 출발선에서 막 출발하려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정신은 준비돼 있고 빨리빨리 더 배우고 준비하겠다.

-- 정당 정치 경험이 없는데 대통령 잘 할 수 있나.

▲ 국회의원은 안 해봤지만 장차관 하면서 국회의원과 늘 대화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된다. 지금 현재는 한 명의 국회의원도 저를 공식적으로 지지한 게 없지만 많은 분들이 저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반 총장이 대통령 되면 새누리당의 정권연장이라는데.

▲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일한 적 없도 없고 10년간 해외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한 점의 때도 묻지 않은 신인이다. 하지만 사실 신인 정치인이라고 해도 훨씬 높은 차원의 글로벌 정치를 해봐서 세계 정치인들과 말 안 해 본 사람이 없다. 그 사람들과 한두 마디만 해봐도 '아 정치란 이런 거구나'가 몸에 배어 있다.

-- 어느 당으로 갈 건가.

▲ 선택지가 많지 않아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검토하고 고뇌하고 있는 사안이라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 민족대통합을 통해 한국을 위기에서 구하고 국격을 높이겠다는 생각을 같이하는 분과는 함께할 수 있겠다.

-- 언제까지 선택을 기다려야 하나.

▲ 시간 촉박한 것 잘 안다. 조만간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 결정된 게 없기 때문에 이 자리서 말씀드리기 어렵다.

--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선제타격 방침인데 어떻게 대응할 건가.

▲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자체의 핵심적인 방어능력을 갖추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 외교와 국방은 대통령이 달라지더라도 늘 핵심적인 사안이었기 때문에 저는 얼마든지 이 문제를 잘 관리해 나갈 수 있다.

-- 유엔사무총장 경력으로 네트워크가 있어서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될 거라는 예측은 순진한 판단 아닌가.

▲ 국가지도자들 간에도 친소관계가 있다. 제가 G20 정상회의에 간다면 다 아는 사람들이라서 훨씬 더 가까이 이야기를 빨리 진행할 수 있다. 솔직히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 외국 정상과 통역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이승만 대통령 외 몇 명이나 되겠나.

-- 반기호씨가 총장의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은.

▲ 그 문제는 사실 잘 모른다. 구체적인 내용도 모르고 알려고도 안 했다. 동생이 미얀마에 가서 사업을 한다는 건 들었는데 유엔과는 무관하다.

-- 성완종 회장 다이어리에 보면 총장과 독대한 걸로 나오는데.

▲ 성 회장을 몇 번 만난 건 사실이지만 다이어리 기록은 전부 부정확하다. 저는 국회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같은 공간에서 성 회장도 점심을 먹었을 뿐인데 '반 총장과 함께 오찬했다'고 기록했더라.





wi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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