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中 핵탄도미사일 극동 인근 배치에 민감한 관심

입력 2017-01-25 18:34  

러시아, 中 핵탄도미사일 극동 인근 배치에 민감한 관심

다수 전문가 "미국 겨냥, 러에 위협 안돼"…일각선 "中 핵전력 증강 경계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국이 핵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을 러시아 극동에 가까운 자국 동북 지역에 배치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러시아 전문가들이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며 민감한 관심을 보였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미국을 겨냥한 것인 만큼 러시아가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지만 일각에선 중국의 급증하는 핵전력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러시아 유력 일간 베도보스티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25일(현지시간) 둥펑-41 미사일의 러시아 극동 인근 지역 배치에 관한 중국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이에 대한 자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지난 22일 중국 동북 헤이룽장(黑龍江)성 근처에서 둥펑-41을 실은 군용 차량이 이동하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 미사일로 무장한 중국 로켓군' 제2여단이 헤이룽장성 일대에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뒤이어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영자신문 글로벌 타임스(Global Times) 등도 관련 보도를 하며 둥펑 -41 미사일이 10~12개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1만4천km를 비행할 수 있는 첨단 미사일이라고 소개했고, 러시아 언론 매체들은 일제히 이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언론 보도에 대한 러시아 크렘린궁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우리는 중국의 군사력 배치를 위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정치, 통상·경제 분야에서 우리의 전략적 동맹국이고 파트너이며 우리는 이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며 중국 ICBM이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다수 러시아 전문가들도 크렘린궁의 평가와 궤를 같이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중국과의 협력은 유례없는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으며 어떤 우려의 근거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의 군사전문가 바실리 카쉰은 "둥펑 배치에 관한 뉴스는 중국이 미국에 보내는 분명하고 중요한 정치적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 관영 매체들에 미사일 배치 소식이 게재된 것은 이 뉴스가 광범위한 정치적 반향을 일으키길 기대하는 중국 정부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며 "둥펑 미사일 개발과 배치 준비가 오랫동안 이뤄져 왔는데 중국에 비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 미사일 배치 소식이 공개된 것은 정치적 신호"라고 주장했다.

지정학문제아카데미 소장 콘스탄틴 시프코프도 둥펑 미사일이 미국 영토내 목표물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장거리 미사일은 약 3천km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러시아 국경 인근에 배치하는 것이 중국 내륙에 배치하는 것보다 오히려 덜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배치지역에 가까운 사각지대에 속하는 러시아 극동과 동시베리아 지역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전하며 만약 중국이 러시아 극동 지역을 타격 목표로 했다면 자국 영토의 더 남쪽으로 미사일을 배치했을 것이란 설명이었다.

군사전문가인 모스크바 플레하노프 경제대학 정치학과 교수 알렉산드르 페렌드쥐예프는 중국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미사일방어(MD) 시스템(사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데 대한 대응으로 둥펑 미사일을 배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동북아 지역의 MD 시스템이 전적으로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이 시스템의 목적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미사일 전력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러시아 동쪽 국경 인근에 배치된 중국 핵미사일이 러시아 안보에도 위협이 될 것이란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전략평가연구소 소장 알렉산드르 코노발로프는 "중-러 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유지되는 지금은 중국 미사일이 러시아를 위협하지 않지만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중국이 핵전력을 급격히 강화할 경우 이를 제때에 포착하고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 전문가 드미트리 구드코프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와 한 번도 싸우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 서쪽 국경으로 근접하는 것은 우려하면서, 극동 지역에 탄도미사일을 배치한 중국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어리석음이나 국가 반역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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