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팟캐스트와 1시간 깜짝 인터뷰서 강한 톤으로 반박·부인
태극기집회에 "가슴 미어져", 기억할 만한 일은 "통진당 해산"
'최순실 게이트' 기획설 제기하며 대대적 반격 예고도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코너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설 연휴를 이틀 앞둔 25일 언론 인터뷰라는 깜짝 카드로 반격에 나섰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시한'을 3월 초로 못박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월 초 대면조사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장외 여론전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이 진행하는 보수 성향 인터넷 팟캐스트인 '정규재TV'를 그 대상으로 선택, 탄핵심판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설 민심을 잡기 위해 보수 지지층 재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1일 기자단과의 신년인사회에 비해 강한 톤으로 각종 의혹들을 부인하는 동시에 보수층에 대한 구애로 해석될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신년인사회를 열었던 청와대 상춘재를 인터뷰 장소로 택한 박 대통령은 1시간이 넘는 인터뷰에서 '마약설', '굿판설', '정윤회 밀회설', '정유라 친자설' 등의 각종 루머를 "어마어마한 거짓말", "나라 품격이 떨어지는 이야기", "정말 끔찍한 거짓말도 웬만해야지…"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일축했다.
자신의 뇌물죄를 입증하기 위해 특검팀이 '최순실과 경제적 공동체'라는 논리를 들고나온 데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며 "그것은 엮어도 너무 어거지로 엮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뇌물죄 의혹은 "완전히 엮은 것"이라는 1일 간담회 해명보다 좀 더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세월호 7시간' 의혹에는 "여성 대통령이 아니면 그런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다"며 '여성비하론'으로 참사 당일 행적 논란에 대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나 '최순실 국정농단' 등 특검 수사 또는 탄핵심판 쟁점 사항들에는 "말이 안 되는 것",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답변을 반복함으로써 방어막을 쳤다.
박 대통령은 최근 촛불집회를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와 비교하면서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한 점이 있다"고 평가한 반면,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는 "여러가지 고생도 무릅쓰고 나온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가슴이 미어지는 그런 심정"이라며 보수층 챙기기에 주력했다.
재임 중 기억될 만한 일로는 '통합진보당 해산'을 꼽았고,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철들 때부터 어떻게 하면 나라에 도움이 되고, 국익을 더 신장하고, 국민이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나, 그것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앞으로도 그것만이 제 생애 목표"라며 '애국보수'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가리켜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며 '기획설'을 제기,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했다.
마침 이날은 최순실 씨가 특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며 고함을 지르고, 탄핵심판 대리인단이 "심판 절차에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 날이다.
이에따라 박 대통령은 설 민심 추이를 지켜보고 나서 탄핵심판 직접 출석이나 기자회견 등의 추가 대응을 검토해 여론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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