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취업 질문 피해 설에 해외로 가요"…인천공항 북적북적

입력 2017-01-26 10:31   수정 2017-01-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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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취업 질문 피해 설에 해외로 가요"…인천공항 북적북적

가족단위 여행객도 눈에 띄어…중국인 관광객·다문화가정 여행객도

(영종도=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은 오전 6시가 채 되기 전에 외국으로 나가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일찍이 문을 연 카페와 식당도 북새통을 이뤘다.

4일간의 비교적 짧은 설 연휴지만 26일 휴가를 내면 대체공휴일인 30일까지 5일의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젊은 직장인과 취업준비생은 친척들의 결혼·취업 질문이 부담스러워 외국행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

취업준비생 이예은(22·여)씨는 홍콩행 비행기표를 들고 "다음 달에 대학을 졸업하는데 친척들과 만나면 취업 관련 질문을 받을 것이 부담스러웠다"며 "차라리 친구와 여행을 가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노보드 장비를 끌고 인천공항에 나타난 노성호(41)씨는 이날과 31일 이틀 휴가를 내고 여자친구와 일본 삿포로 여행을 떠난다.

노씨는 "결혼이 늦다 보니 친척들이 결혼 관련 질문을 많이 한다"며 "연휴 내 부담스러운 관심을 견디기보다 취미생활을 즐기고 올 것"이라고 했다.

가족 단위의 해외여행객도 상당히 눈에 띄었다.

김준식(82)씨 가족은 3대가 모여 베트남으로 가족여행을 간다.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 손주까지 모이니 10명이나 되는 대규모 여행객이 됐다.

김씨는 "매년 설에 아들·딸 가족과 해외여행을 가고 있다. 작년 설에는 일본에 다녀왔다"며 "설마다 가족여행을 하며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다"고 전했다.

비행기를 놓쳐 밤새 공항에 발이 묶인 여행객도 있었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여미경(29·여)씨는 25일 밤 태국 방콕행 비행기를 놓쳐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여씨는 "아버지와 오빠가 전날 아침에 먼저 출국하고 밤에 어머니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방콕에 가기로 했는데 비행기를 놓쳤다"며 "공항에서 밤을 지샜지만 연휴라 표를 다시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설 연휴에 처가방문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이색풍경도 생겼다. 김일영(41)씨는 "베트남에 장모님이 계신다"며 "연휴를 이용해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오기로 했다"고 했다.

중국 춘절(春節)을 맞아 입국하는 인천공항 관광객도 많았다. 남편·딸과 함께 홍콩에서 온 애니타(51·여)씨는 "서울을 여행하고 강원도로 스키를 타러 갈 예정"이라고 여행 계획을 설명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관련 질문에는 "중국 내에서 이슈는 있지만 일반인들의 관광에는 별로 영향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항 안내원 전모(25)씨는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것 같지 않다"며 "외려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하루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여행객은 9만 4천647명으로 연휴 기간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공사는 이날부터 30일까지 공항 이용객이 87만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평균 17만 5천여명이 이용하는 셈이다. 지난해와 견줘 약 10.8%가 증가했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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