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점령지 안에 자국민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자 유엔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BBC 방송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5일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 대해 '2개 국가 해법'에 기초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계획에 장애를 초래하는 "일방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플랜 B는 없다"며 양측 사이에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2개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유엔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극우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은 최근 요르단 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각각 2천500채, 566채 규모의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런 정착촌 건설 계획은 지난 몇 년래 최대 규모다.
정착촌이 건설되는 두 지역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으로, 이스라엘 국민을 이주시키는 정착촌이 확대되면 이 땅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팔레스타인 주민의 우려다.
'2개 국가 해법'은 2차 대전 후인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팔레스타인으로 하여금 독립 국가를 건설하게 함으로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적으로 공존하게 하자는 방안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이는 트럼프가 취임하자 정착촌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뿐 아니라 자국 및 미국 내 일각에서도 장기적으로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위협하는 조치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엔은 지난해 말 이스라엘에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당시 미국은 유엔의 대이스라엘 결의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관례를 깨고, 1979년 이후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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