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이권 확보 목적 의심…'문체부 1급 찍어내기' 개입도 수사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에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연루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김기춘(78·구속)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영장에 최씨를 공범으로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최씨가 자신의 문화계 이권 확보를 위해 블랙리스트 작성 등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재정 지원에서 배제하고자 김 전 실장 주도로 작성됐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김 전 실장과 최씨 간 상당한 수준의 교감 속에 명단이 작성·관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문체부 관련자 조사 과정에선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인 2013년 가을 국립극단이 상연한 연극 '개구리'가 블랙리스트의 발단이 됐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극은 '부정 선거'로 논란을 빚은 2012년 대선을 풍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작품을 연출한 작가는 이후 정부 지원금이 중단됐다고 한다.
특검은 아울러 문체부 1급 고위공무원 '찍어내기'에도 최씨가 개입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10월께 당시 김희범 문체부 1차관에게 "1급 실·국장 6명의 일괄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실제 거론된 인사 가운데 3명은 그 직후 공직을 떠났다.
특검은 이러한 인사 조처가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반대하거나 비협조적인 인사를 솎아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의 문체부 인사 개입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기존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 혐의 사실에 해당 부분이 추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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