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손명완 "종목보다 업종…올해는 반도체"

입력 2017-01-29 10:30  

'슈퍼개미' 손명완 "종목보다 업종…올해는 반도체"

"자율주행차 관련주도 미래성장측면에서 상승 기대"

투자원칙은 '철저한 재무제표분석·신용거래금지'

주식양도세기준 강화가 코스피 상승 억제 요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 유명한 손명완 세광 대표는 개별 종목의 실적도 중요하지만, 업종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며 올해는 반도체를 비롯한 IT 관련주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손명완 대표는 대구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던 10여년 전 5천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1천억원대로 불린 '슈퍼개미'(큰 손 개인투자자)로 유명하다.

손 대표는 29일 "작년에는 나도 기대만큼 수익을 못 냈다"면서도 시장에서 '개미'들이 살아남기 위해 참고할만한 조언을 여럿 건넸다.





그는 먼저 지난해 증시에 대해 "작년에는 이익을 낸 사람이 있었을까 싶다. 개미들에게는 그만큼 힘든 시장이었고 나도 손해를 보기도 했다"며 "상반기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로, 하반기에는 미국 대선과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크게 깨졌다"고 돌아봤다.

올해 시장 전망을 묻자 "작년보다는 나아지겠다. 삼성전자[005930]가 오르면서 코스피는 2,180 정도는 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최근 주가가 오르는 상황인데도 보통 주가 방어 차원에서 하는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그만큼 실적에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라며 200만원대에 올라서며 지수를 견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손 대표는 "다만 하반기보다 상반기 장이 더 좋겠다"며 "9월 이후 유럽이 그동안 양적 완화를 위해 푼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는데 그 경우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고, 연말로 갈수록 양도세를 피하고자 주식을 팔아치우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있는 '개미'들이 살아남기 위해 우선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재무제표를 철저히 분석할 것,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거래로 투자하지 말 것 등 두 가지다.

손명완 대표는 "재무제표는 기본으로 봐야 하고 신용거래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자금이 모자라는데)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차라리 주식 담보대출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며 "신용거래는 상환기한이 길어야 6개월 정도기 때문에 그 안에 수익이 나지 않아도 팔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조언했다.

또 상반기에는 실적이 받쳐주는 기업 위주로 투자하고 하반기에는 배당주를 사 배당과 수익을 함께 챙기라는 요령도 소개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업종, 정확히는 업황이라고 강조했다. 개별 기업의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업종 내 상황이 좋지 않으면 상승 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예를 들어 제약주는 예전에 많이 샀다가 지금은 한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 저점 대비 이미 많이 올라와 있어 다른 방향으로 갈 듯하다"며 "올해는 반도체 등 IT 관련주들에 주목하고 있고 자율주행차 관련주도 미래성장 측면에서 (오르는 것이) 기정사실"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관련 종목에도 관심이 있다. 백열등이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된 지 5년 정도 됐고 관공서 건축물에 LED 조명이 들어가고 있는데 아직 반응이 미미한 것 같다"며 "계속 적자를 내다 올해부터 흑자로 돌아서는 기업들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손명완 대표는 코스피가 3,000까지 오를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은 주식 양도세 과세기준 강화 등 규제 때문이라는 주장도 폈다.

손 대표는 "노무현∼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걸친 약 8년 동안 5천만원을 가지고 500억을 모았는데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예전 같은 큰 폭의 수익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양도세 등 제도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과감하게 투자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동원금속과 남선알미늄[008350], 에스씨디[042110] 등의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가로 바꾼 것은 배당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 지급 배당금 총액 비율)이 세계적 수준에서 가장 떨어지는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경영 참여 목적으로 배당 활성화를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당장 '단순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면 배당확대 요구를 못 하는 등의 제도부터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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