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쓸려간 태화강 바지락…봄 되면 돌아올까

입력 2017-01-28 08:30  

태풍에 쓸려간 태화강 바지락…봄 되면 돌아올까

지난해 '차바'로 어장 실종돼 어민들 4개월째 생업 포기

울산 남구 "3∼4월께 강바닥 뚫고 올라올 것…인공이식은 보류"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지난해 태풍 '차바'로 자취를 감춘 울산 태화강 바지락 어장을 어떻게 되살릴까. 행정당국은 일단 인공적 조처 없이 봄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울산시 남구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의 의견을 수용해 바지락 어장의 자연 복원을 3∼4월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태화강 하구의 바지락 어장에서는 애초 7∼9월 금어기가 끝나고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바지락 채취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10월 5일 차바가 내습해 울산에 사상 최악의 피해를 안기면서 바지락 성패(다 자란 조개)와 종패(씨조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기록적인 폭우로 급속히 불어난 강물이 바지락을 쓸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시와 남구는 11월 바지락 조업구역에서 현장조사를 벌였으나, 강바닥의 흙에서 간혹 바지락 빈 껍질만 나왔다. 총 4개 지점을 조사했는데 결과는 모두 같았다.

어민들은 금어기가 풀리고 첫 조업(10월 4일)을 한 다음 날 닥친 태풍으로 4개월째 일손을 놓고 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어장이 복원되기는 하는 것인지조차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쓸려간 바지락이 태화강이 바다와 합류하는 장생포 지점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바지락을 채취해 조업구역에 뿌리는 방법으로 어장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생포에 있는 바지락은 태풍으로 쓸려간 것이 아니라 원래 그 자리에 서식하던 개체여서 인공적인 바지락 이식이나 살포가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있다.


이에 남구는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동해수산연구소의 의견을 구했다.

연구소 측은 "딱딱하게 굳은 강바닥 밑에는 씨조개가 있고, 3∼4월이 되면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단 자연적 복원을 기대하며 기다릴 것을 권했다.

그러나 봄이 지나도록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강 하류인 장생포에 서식하는 바지락의 이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연구소 측은 전제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각 지점의 염분 농도 등 수질환경이 달라 인위적인 이식으로 어장 복원이 가능한지에 대한 선행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구 관계자는 "과거 태풍 글래디스(1991년)와 매미(2003년) 때도 바지락 어장이 실종됐다가 복원된 전례가 있다"면서 "성급하게 인위적으로 대응하는 것보다 자연 복원을 기다리는 것이 확률도 높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태화강 하구는 1970년대까지 국내 최대의 바지락 종패 생산지로 명성을 떨쳤으나, 강 오염이 심해지면서 1987년부터 채취가 전면 중단됐다.

이후 일부 어민이 불법 채취시설을 설치하고 조업을 계속해 20여 년 동안 음성적으로 바지락이 유통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강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시와 남구가 어장을 정비·개발, 27년 만인 2014년부터 조업이 재개됐다.

태화강 바지락 종패는 전국 종패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hk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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