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경쟁차는 ○○"…신차 '맞장 마케팅' 유행

입력 2017-01-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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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경쟁차는 ○○"…신차 '맞장 마케팅' 유행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우리의 경쟁차량은 ○○입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마케팅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신차 출시 행사에서 경쟁사의 모델 이름이 노출되는 일은 드물었다. 대놓고 화살을 겨누는 대신 'A사 N모델'이라고 점잖게 언급하는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골적으로 "○○차를 뛰어넘겠다"며 경쟁 차량을 직접 지목하는 일이 잦아졌다.

업계에서는 내수 판매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완성차 업체들이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기아차[000270] '올 뉴 모닝' 출시 행사가 대표적이다.

기아차는 이날 경쟁 상대로 한국지엠의 스파크를 콕 짚어 지목했다.

기아차는 단단해진 차체와 넓어진 실내 공간, 나아진 연비 등의 강점을 설명하면서 스파크와 직접 비교하기도 했다.

기아차 모닝은 2008년 경차 기준이 배기량 800cc에서 1천cc로 바뀌면서 이 시장에 편입됐고 그해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스파크가 지난해 7만8천35대가 팔려 7만5천133대 판매에 그친 모닝을 꺾었다. 모닝으로서는 스파크에 빼앗긴 경차 시장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뒤질세라 같은 날 열린 한국지엠은 '올 뉴 크루즈'를 출시하면서 준중형급 최강자인 현대차[005380] 아반떼를 뛰어넘겠다고 노골적으로 타깃을 드러냈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작년 스파크가 경차 시장에서 모닝을 이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크루즈가 아반떼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반떼는 지난해 9만3천804대가 판매됐으며 2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2위를 차지했다.

크루즈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은 1만847대였다. 한국지엠으로서는 판매량이 크게 앞선 아반떼를 경쟁 차량으로 지목함으로써 신차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기아차 SUV 니로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량임에도 굳이 쌍용차[003620]의 티볼리를 경쟁 상대로 꼽았다. 소형 SUV 시장을 선도하는 티볼리와 비교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겠다며 세계 최고 하이브리드 차량인 도요타 프리우스와 맞붙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예 차량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려고 상위 차급 차량을 거론하는 일도 있다.

한국지엠은 올 뉴 크루즈의 경쟁 상대로 아반떼와 함께 쏘나타를 지목하기도 했다. 차체 크기를 키우고 사양을 강화했기 때문에 중형차와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에는 르노삼성이 중형급 SM6를 출시하면서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7 등 준대형급 차량을 경쟁모델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 침체로 차량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신차 마케팅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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