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비중 늘려 주식·채권에 분산투자…부동산은 대체로 위험"
은행PB들 조언…달러·원자재 수출국 채권에도 관심가져볼만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미국의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주당 200만원 근처에 육박한 삼성전자[005930] 주식, 뜸한 분양 시장….
조금이라도 여윳돈이 있을 때 과연 어디에 투자하면 재산을 불릴 수 있을까.
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설 연휴 후 어디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주식과 달러 투자를 대체로 권했다.
국내 주식, 미국주식, 미국뱅크론 등이 대체로 좋다고 했다.
채권 투자에 대한 전망도 밝았다. 여전히 가격 '메리트'가 있는 브라질 채권이나 러시아 채권 등이 유망하다고 PB들은 답했다.
반면 최근 2년간 급상승했던 부동산에 대해서는 비교적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일부는 당분간 부동산은 쳐다보지도 말라는 충고까지 했다.
◇ "현금 보유후 유동성 확보해 저평가된 한국주식 사라"
일단 올해 주식 시장 전망이 밝기에 현금비중을 늘리라고 PB들은 충고했다.
신한PWM목동센터 김영웅 팀장은 "현금비중은 지금 시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주식 시장이나 글로벌 경기가 좋아질 수 있으나 트럼프 정책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어서 주가나 국채시장이 예상외로 흘러갔을 때 상대적으로 싼 상품을 살려면 현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소 현금을 20% 보유하고 주식 30%, 채권 40%, 원자재와 기타자산 1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다고 곁들였다.
고재필 KEB하나은행 강남 PB센터 팀장도 현금비중을 늘리라고 충고하면서 "올해는 리스크를 '온'(On) 해야 하는 국면이다. 채권보다는 역시나 주식"이라고 했다.
우선순위는 국내 주식이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기준으로 전 세계 주가수익비율(PER)이 16배다. 미국이 17.6배, 유럽이 15.1배, 일본이 14.7배. 한국이 10배다.
PER가 낮으면 이익에 견줘 주가가 낮게 평가되었음을 의미한다.
고 팀장은 "국내 IT·반도체·LCD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이들 종목은 향후 상승 모멘텀이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주가의 흐름을 추적하는 인덱스 펀드를 눈여겨볼 것도 주문했다.
이은경 우리은행[000030] 본점영업부 PB팀장도 "국내는 인덱스펀드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정기가 올 때 추가 매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어 "세계 경기가 살아나고 물가도 오르면 기업 매출은 늘어나게 된다"며 "국내 기업들의 상황도 양호하기에 대형주 위주로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낙폭 과대 주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의 신동일 부센터장은 "국내 주식의 경우 가격이 많이 하락한 주식, 예를 들어 한미약품이나 셀트리온[068270] 등 제약 업종 중 낙폭이 컸던 주식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김영웅 팀장은 "중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서 철강이나 철강 관련 기업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 '강달러'에 투자…원자재 풍부한 국가 채권도 '매력'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덕택에 달러가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달러도 유망한 투자처라고 PB들은 설명했다. 다만 변동성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재필 팀장은 "지금은 달러화 강세가 어떻게 펼쳐질지 갈림길에 있다. 지금 달러화는 자산배분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낫다"며 "최소 10% 이상은 달러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어 "달러는 변동성이 올 한해 굉장히 심할 것 같다. 단순히 원/달러 환율이 1,250원 이하면 팔아라, 이런 전략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달러화 예금에 접근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환전 시점을 한 번에 잡기보다는 여러 차례 분산 환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일 부센터장은 "비과세와 통화 분산 차원에서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근접하면 분할 매수전략을 1,200원대에 근접하면 매도 전략으로 꾸준하게 자산의 10% 내외에서 투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경 팀장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지난해 수익이 높았던 뱅크론도 계속해서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달러 강세인 만큼 달러화 상품도 유망하다"며 "미국 정부에서는 달러 강세를 좋아하지 않아 한 번씩 조정을 받을 수 있는데 그때를 활용해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투자전략을 제안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경기 상승 국면에 접어들어 원자재 수요가 커지는 만큼 브라질이나 러시아 채권이 아직 유효한 투자처라는 시각도 많았다.
김영웅 팀장은 "물가가 안정되면 채권가격, 금리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브라질은 국채 10년 만기가 14%, 15%까지 올라갔는데, 물가가 안정되면서 10% 후반까지 와 있다. 여기서도 달러 약세 기조 이어지고 브라질의 물가도 안정되고 경기 자체가 안정되면 금리가 더 내려가고 그러면 채권 가치가 더 올라가 투자자 입장에선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신 부센터장은 "이미 시장에서 많이 오르긴 했지만 원자재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브라질, 러시아 채권도 어느 정도 상승 여력은 있다고 본다. 다만 과거에도 변동성이 심한 지역이고 원자재의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자산의 일정 부분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올해 부동산은 쳐다보지도 마라"
지난 2년간 국내 경기를 떠받치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일치했다. '빨간등'이 켜졌으니 투자를 자제하라는 것이다. 다만 실수요자들은 접근해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고재필 팀장은 "부동산은 올해 조심하는 게 좋다. 관망만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인 데다가 대출금리 상승도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은영 팀장도 "부동산은 올해 가격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으니 기다리다가 물량이 나올 때 대출은 최소화해 사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곁들였다.
신동일 부센터장은 "실소유 차원에서 작은 평수의 아파트는 여전히 투자대상이다. 역세권, 강남이 여전히 유효한 투자처"라며 "다만 대출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무리해서 집을 장만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가 투자도 조심할 것을 주문했다. 유동인구와 유망한 업종을 살피지 않고 상가 투자하면 공실 위험과 자금 회수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영웅 팀장은 "우리나라 경기가 갈수록 나빠질 것으로 보여 상가나 빌딩, 오피스텔 투자는 삼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다만 "이슈가 되는 지역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는 개포 주공 등이 괜찮아 보인다"고 곁들였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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