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5교시 끝난뒤 휴대전화 발견…법원 "그래도 부정행위 인정"

입력 2017-01-29 04:00   수정 2017-01-29 09:26

수능 5교시 끝난뒤 휴대전화 발견…법원 "그래도 부정행위 인정"

부정행위 적발 A씨, 시험 무효처리되자 소송냈지만 패소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수능 시험 5교시가 종료된 뒤에 가방에서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해도 부정행위로 인정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A씨가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수능시험 무효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A씨 청구를 기각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17일 수능시험 당일 감독관에게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고 가방에 넣어둔 채 시험을 봤다.

4교시 시험 도중 시험장에서 갑자기 진동 소리가 들렸다.

감독관은 다른 수험생들의 시험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5교시까지 모두 끝난 뒤 수험생들이 퇴실하기 전 금속 탐지기를 통해 A씨 전화기를 찾았다.

발견 당시 A씨 휴대전화 전원은 꺼져 있었다. 와이파이나 데이터 통신망 이용도 불가능한 기종이었다.

교육부는 그달 말 부정행위심의위원회 회의를 열어 수능시험장에서 적발된 부정행위자 중 휴대전화 등을 단순 소지한 사람의 경우 당해 시험만 무효 처리하기로 심의하고, 이런 결과를 A씨에게 통보했다.

A씨는 "감독관의 적발행위는 사전 통지를 하거나 의견 제출 기회를 주지 않은 절차적 위법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또 "5교시까지 시험을 모두 종료한 후 부정행위자로 적발된 만큼 시험 중 현장에서 적발된 부정행위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시험감독관은 현장에서 부정행위를 발견한 즉시 이를 적발해야 하고, 이런 경우 당해 시험은 바로 무효가 된다"며 "따라서 감독관의 부정행위 적발은 긴급히 또는 신속히 처분이 필요한 경우로서 처분 전 사전 초지나 의견 청취를 생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비록 휴대전화기가 5교시 시험이 끝난 뒤 발견됐지만, 다른 수험생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감독관이 시험 종료 후 전화기를 찾은 것인 만큼 시험 중 현장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4교시까지만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귀가 조치하고, 5교시 시험까지 치른 수험생들만을 조사해 부정행위를 적발한 것은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역시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반입해서는 안 되고 부정행위로 적발될 경우 어떤 제재를 받는지는 이미 충분히 공지돼 있었다"며 "5교시까지 치른 수험생들만을 조사해 부정행위를 적발했다고 해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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