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전 15득점에 경기 끝내는 서브 에이스 활약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 운동선수가 명절을 맞이하는 기분은 복잡하다.
한창 시즌 중이면 당연히 명절에 쉴 수 없고, 비시즌이라고 해도 훈련 때문에 '빨간 날'을 잊고 살기 일쑤다.
배구선수에게는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잊힌 날'이다.
올해 설날인 28일에는 삼성화재-대한항공(남자부), KGC인삼공사-흥국생명(여자부) 등 4팀의 경기가 잡혔지만, 나머지 팀도 숙소 생활과 훈련 등으로 쉴 수 없다.
프로 선수가 시즌이 한창일 때 명절에 쉬는 건 더욱 서글픈 일이다.
이런 마음을 우리카드 레프트 최홍석(29)은 "우리도 빨간 날에 쉬고 싶다"고 솔직하게 드러냈다.
최홍석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 OK저축은행전에서 15득점 활약으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2위'라는 숫자에 "5라운드 들어서 2위 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즐거워하던 최홍석은 "우리도 구정에 가족들 얼굴 보고 싶다"며 감상에 젖었다.
우리카드는 설 연휴 3일째인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과 일전을 앞뒀다.
최홍석은 "명절에 쉬고 싶지만, 그래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배구하며 명절에 쉬는 날은 없었고, 지금도 익숙해졌다"면서도 "처음 시즌 일정이 나오면 '크리스마스에는 뭐하나?' 하는 식으로 한 번씩 일정을 보기도 하는데, (어차피 쉬지 못하니)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최홍석은 창단 후 최고 성적을 달리고 있는 우리카드의 상승세에 기분이 좋다.
이날 경기를 결정짓는 스파이크 서브 득점을 기록한 최홍석은 "때리는 순간 득점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보다는 공간을 보고 때렸다. 그 전부터 리듬이 괜찮았고, 마음먹고 때리면 들어가겠다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끝으로 최홍석은 "우리가 완전히 2위를 확정한 게 아니지만, 기분은 좋다. 최고 밑에 있던 팀인데, 라운드가 끝날수록 순위가 올라간다. 선수들도 좀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거 같다"며 최고조에 이른 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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