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공화당 의원모임서 연설…코빈 "트럼프에 '물고문 반대' 말해야"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미국 우선주의'와 반(反)자유무역 행보를 서두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양국이 다시 한 번 세계를 이끌 수 있다는 구애의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의 미국 방문을 시작한 메이 총리는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연례 공화당 의원 모임에서 연설을 하고 다음날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가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 상대다.
총리실이 공개한 필라델피아 연설문 발췌본에 따르면 메이는 "우리가 우리나라를 새롭게 하듯 여러분도 여러분의 나라를 새롭게 하는 시기에, 우리가 양국 간 신뢰를 재발견하는 시기에, 이 새로운 시대에 우리에겐 특수 관계를 새롭게 할 기회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겐 함께 다시 한 번 (세계를) 이끌 기회가 있다"면서 양국 특수 관계 강화는 "영국과 미국은 물론 세계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침 트럼프가 멕시코 장벽 건설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테러를 막기 위해 물고문을 부활할 것임을 시사한 지 몇시간 만에 전해진 메이 총리의 연설 내용은 메이가 트럼프를 칭찬한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제1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트위터에 "트럼프를 만날 때 미국이 아니라 우리의 가치를 우선에 놓아야 한다. 물고문에 반대한다고 말하라. 그건 고문이다"고 주문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 J.K 롤링은 트위터에 "트럼프가 무역협정을 구애하는 부유한 백인 여성을 만난다. 그는 '페미니즘은 모두를 위한 것'(벨 혹스의 책)을 티타임 때나 읽을 것"이라고 썼다.
앞서 전날 메이는 의회 '총리와의 질의·응답' 시간에 영국에서 수십만명이 트럼프의 여성비하에 항의하는 행진을 벌였다는 코빈 대표의 공격에 "나는 미국 대통령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특수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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