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폐경여성 4천211명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모유 수유 기간이 긴 여성은 폐경 후 치아가 소실될 위험도가 높은 만큼 수유기에 칼슘섭취 등 각별한 치아관리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박준범·고영경 교수팀은 2010∼2012년 사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폐경 여성 4천211명을 대상으로 모유 수유 기간과 남아있는 치아 개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갱년기'(Maturitas)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모유를 25개월 넘게 먹인 여성그룹의 경우 폐경 후 치아가 28개 모두 남아있는 비율이 6.7%에 그쳤고 8개 이상 치아가 빠진 비율은 55.2%나 됐다. 치아가 절반 이상 빠진 여성도 40.2%에 달했다.
이와 달리 모유 수유 기간이 6개월 이하로 상대적으로 짧았던 여성은 치아가 28개 모두 남아있는 비율이 32.8%로 매우 높았으며, 8개 이상 빠진 비율도 20%에 그쳤다.
모유 수유 기간이 7∼12개월, 13∼24개월인 경우도 20개 이하 잔존치아 비율이 각각 25.1%, 46.2%로 25개월 이상 모유 수유 그룹보다 치아 상태가 양호했다.
연구팀은 모유 수유 기간에 따른 1개 이상의 치아 상실 위험도가 모유를 아예 먹이지 않은 여성그룹과 비교했을 때 25개월 이상 1.83배, 13~24개월 1.14배, 7~12개월 1.16배 등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수유 기간이 6개월 미만으로 짧은 여성그룹은 모유를 수유하지 않은 그룹보다 오히려 폐경 후 치아 상실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범 교수는 "일반적으로 폐경 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칼슘 흡수가 낮아져 치아 상실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우리나라 폐경 후 여성에서도 수유가 치아 상실의 위험지표로 확인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 산부인과 최세경 교수는 "수유는 아이나 산모 모두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유기에는 평소보다 칼슘이 50% 정도 더 필요하다"면서 "수유기에 칼슘이 풍부한 우유, 치즈, 콩, 두부, 멸치 등의 음식이나 칼슘 영양제를 섭취하는 게 출산 후 여성의 치아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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