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1도 상승하면 질병 2만5천건 더 생겨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지구온난화로 여름철 폭염이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폭염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과 질병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수형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영향과 건강 분야 적응대책' 보고서에서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 1인당 경제적 손실을 3억6천976만원(95% 신뢰구간에서 3억2천510만∼4억1천440만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30세 이상 75세 미만 성인 801명을 대상으로 소득과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피하고자 지불 가능한 금액 등을 조사한 결과다.
폭염은 열경련(heat cramp), 열실신(heat syncope), 열탈진(heat exhaustion), 열사병(heat stroke)을 야기해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순환기질환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
이 보고서는 폭염으로 여름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연간 약 2만5천300인의 질병 부담이 더 생긴다는 연구결과도 소개했다.
지난해 국내 온열질환 사망자는 17명으로 2011년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온열질환자는 2천125명으로 전년의 갑절이었다. 대부분은 육체노동자, 무직자 등 사회 취약계층인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4.8도로 평년(23.6도)보다 1.2도 높았고 강수량은 445.7mm로 평년 대비 62% 수준이었다. 8월 폭염 일수는 16.7일로 역대 최고였다.
기상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은 앞으로 더 강하고 빈번하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 일수는 현재 한반도 전체 평균이 7.3일이지만, 온실가스 고배출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후반에는 30.2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건강 분야 폭염 대책은 취약계층 보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며 "앞으로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평가하고, 이에 기반을 둔 종합적인 목표와 실천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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