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심판대 오른 두테르테 '유혈 마약소탕'…피해자 첫 청원

입력 2017-01-27 11:17  

대법원 심판대 오른 두테르테 '유혈 마약소탕'…피해자 첫 청원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에서 '묻지마'식 마약 용의자 사살로 인권 유린 비판을 받는 '마약과의 유혈전쟁'이 대법원의 심판대에 올랐다.

필리핀 경찰의 마약 단속작전에서 살아남은 에프렌 모릴로(28)가 다른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마약 유혈소탕전을 중단시켜달라는 청원을 대법원에 냈다고 일간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이 27일 전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작년 6월 말 취임과 함께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7천여 명의 마약 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사살된 가운데 대법원 청원은 처음이다.






모릴로는 작년 8월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의 파야타스 마을에서 경찰관들이 마약 단속을 한다며 4명을 즉결처형하듯이 사살했으며 자신은 가까스로 살았다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은 저항하는 마약상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모릴로와 사망자 가족들은 마약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이번 청원은 파야타스 마을의 마약 단속에 한정된 것이지만 대법원이 청원자들의 손을 들어주면 다른 지역에서 유사한 법적 대응이 이어져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척결 정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심각한 마약 문제의 재발을 원하느냐"며 이번 대법원 청원과 관계없이 강력한 마약 단속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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