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관, 중국 칭다오·광저우에 더 파견해야…정부 설득할 것"
(대전=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천홍욱 관세청장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해 인천공항공사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 청장은 30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대·중소기업 상생, 관광산업 발전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독과점 완화를 위해 독과점 추정사업자 대기업에 감점을 주는 제도를 인천공항 2터미널 면세점에 처음으로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관세관을 파견하면 1년에 1억원 정도 들지만 관세관이 통관 문제를 해결하면 20∼30배 경제적 효과가 생긴다"며 중국 칭다오, 광저우 등에 관세관을 보낼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관세청 조직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이 중요하다며 "관세청 직원 부부들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3분의 2는 여성이, 나머지는 남성이 쓸 수 있도록 하고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다음은 천 청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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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청장에 취임한 지 8개월이 됐다. 그간 어떤 것을 역점을 두고 추진했는가.
▲ 작년에 청장으로 온 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 활성화 대책을 많이 했다. 2020년 개청 50주년을 맞아 장기 미래발전전략을 수립해 거의 확정이 된 상태다. 또 작년에 4세대 국종망(물류, 수출입·여행자 통관, 세금징수, 위해 물품 차단 등과 관련한 민원·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전산시스템)을 완성해 개통했고 인천국제공항 특송물류센터를 열었다. 그 두 가지 장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보호무역 움직임이 더욱 강화할 조짐이 보인다. 수출기업을 지원할 대책은.
▲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국과 원산지 정보교환을 더 늘릴 계획이다. 원산지 활용 농수산물 간편 인증제도도 확대하려고 한다. 해외 비관세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성실무역업체 상호인정협정 체결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까지 14개국과 맺었는데 올해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쪽으로 타결하려고 한다.
-- 관세관 파견도 통관장벽 해소를 위해 중요한데 비용 문제 때문에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 통관 문제 해결이나 마약·테러 정보 수집에 관세관이 큰 역할을 한다. 관세관을 파견하면 1년에 1억원 정도 드는 데 반해 관세관이 통관 문제를 해결하면 20∼30배 경제적 효과가 생긴다. 그런 점을 통계치로 제시해 외교부,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 등을 설득하고 있다. 지금은 비관세 장벽이 굉장히 높으면서 무역량이 많은 중국 베이징, 상하이, 톈진, 다롄 등 9개국에 11명을 파견해 있는데 중국 칭다오, 광저우나 러시아, 인도 등 비관세 장벽이 굉장히 높다.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중국이 비관세 장벽을 높인다는 데 실제 영향이 있나.
▲ 식품 쪽은 영향이 있는 것 같지만 통관 관련해선 없는 것 같다.
-- 입출국자 1억명 시대가 됐고 올해에만 김해공항, 인천공항 2터미널, 강정항 등 공항만 신축 계획이 있다. 여행자 통관이 더 늘어날 텐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관세청의 대책은.
▲ 모바일 기반의 휴대품 전자신고제를 도입하고 면세점별로 분산됐던 공항 면세품 인도도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바꾸려고 한다. 다만 통관을 간소화하면서도 우범자 감시는 강화해야 돼 여행자 정보 사전확인제도(APIS)에 기반을 둔 우범 여행자 타깃팅을 강화하고 고위험 여행자만 감시하는 스마트 CCTV를 구현하려고 한다.
-- 최근 인천공항과 2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선정을 두고 직접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관세청과 이전 방식대로 자신들이 사실상 정하고 관세청은 추인만 하라는 인천공항공사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 관세청 입장은.
▲ 2013년 관세법이 개정되면서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대·중소기업 상생, 관광산업 발전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2월부터 면세점시장에서 독과점을 완화하기 위해 독과점 추정사업자 대기업은 평가에서 감점하게 됐는데, 이 제도도 인천공항 2터미널 면세점 특허심사에 처음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가 단독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면 이 점이 고려되지 않는다.
-- 18일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면담에서 진전이 있었나. 인천공항 2터미널이 10월 말에 문을 열려면 통상 면세점 개점 준비를 고려해 5월까지는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그전까지 협의가 가능한가.
▲ 저희 입장을 인천공항공사에 전달했고 계속 협의하고 있다. 공항 면세점은 시설이 많이 갖춰져 리모델링 등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 일반 시내 면세점보다 개점 준비 기간은 더욱 짧을 것이다. 다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로 협의하려고 한다.
--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국내에서 열린다. 테러 위험이 커지는데 대비책은.
▲ 세관별 테러대응팀 인력을 194명에서 300명으로 늘리고 엑스레이 검색기와 같은 장비도 최대한 보강하려고 한다. 테러 정보 입수에선 다른 나라 세관과의 교류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보 교류도 강화할 계획이다.
-- 갈수록 지능화, 대형화하는 무역금융범죄에 대한 대응방안은.
▲ 무역금융 범죄 중 가격 조작제에 대한 수사권을 확보하기 위해 검찰과 얘기 중인데 올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전업체에 대한 수사권 확보를 위해서도 검찰과 협의하고 있다.
-- 올해 연말 서울 시내 롯데 코엑스 면세점 특허가 만료된다. 다시 면세점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 이미 면세점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대기업들 대부분이 면세점 사업을 하게 됐기 때문에 이전보다 큰 대란은 없을 것 같다. 작년 말에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탈락한 업체들이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달걀 대란도 무사히 넘긴 것으로 보이는데.
▲ 다행히 관계부처와 협력이 잘 돼 수입 달걀에 대한 검역, 검사, 통관이 신속하게 되면서 시장에 달걀이 많이 풀렸다. 최근에 보니 가격도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 우려할 만큼 큰 대란이 일어나진 않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
-- 올 한해 관세청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
▲ 직원들이 눈뜨면 가고 싶고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세관에 혼자 나가 사는 직원들이 많은 만큼 관사를 더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본다. 얼마 전에는 결혼정보회사인 가연과 제휴를 맺었다. 미혼 남녀 직원들이 가입해서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 일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현재 관세청 직원 부부가 400쌍 가까이 되는데, 기회가 되면 육아휴직의 3분의 2는 여성이 쓰고 나머지는 남성이 쓸 수 있도록 하고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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