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커플, 개똥묻은 협박편지 전세계 유명인에 발송…2년만에 덜미

입력 2017-01-27 19:50  

伊커플, 개똥묻은 협박편지 전세계 유명인에 발송…2년만에 덜미

피해자에 정치인·사업가·스포츠 스타 망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의 한 커플이 개똥 묻은 휴지를 동봉한 협박 편지를 유명인에게 발송하다 2년 만에 덜미가 잡혔다.

이탈리아 경찰은 북부 밀라노 바실리오 지역에서 전직 경찰 출신의 71세의 남성과 그의 동거인인 54세의 여성을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부터 세계 각지의 정치인, 기업가, 언론인, 운동 선수 등 수 천 명에게 익명의 편지를 보내 협박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 책임자와 아동 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교사 등도 망라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밀라노 인근에 있는 이 커플의 집을 수색한 결과 주소가 기재되고, 우표가 붙여진 채 부칠 준비가 돼 있는 편지 110통을 발견했으며, 편지 대부분에는 이 커플이 키우는 애완견의 똥이 묻은 휴지가 동봉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집에서는 편지 수신자의 이름과 주소를 살인자, 아동성애자, 부패 등의 범주로 분류한 노트도 함께 나왔다. 이 노트에 따르면 코펜하겐 동물원 책임자는 기린을 죽인 뒤 기린 고기를 사자에게 줬다는 이유로 범행 대상이 됐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는 뉴스를 면밀히 파악한 뒤 목표물을 계속 업데이트했다. 그는 사실상 전 세계에 이런 편지를 보냈다"고 말하며 기이한 범죄에 혀를 내둘렀다.

한편, 경찰은 문제의 편지들이 모두 검은색 둥근 글씨체로 쓰여졌고, 아제르바이잔, 부탄, 자이레 등 외국 우표를 붙이고 있다는 공통점에 주목한 뒤 발송지를 추적함으로써 용의자들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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