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0만명 이용 카이로전철…한국산 전동차 '인기 폭발'

입력 2017-0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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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0만명 이용 카이로전철…한국산 전동차 '인기 폭발'

에어컨 설치에 영어·아랍어 안내방송…"쾌적한 분위기"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꾸와이스 깃단."(매우 좋아요)

지난 25일 오전 11시 30분께 이집트 수도 카이로 중심의 나세르 지하철역.

카이로 남북을 가로지르는 이집트메트로 전철 1호선 전동차에 기자가 탑승한 뒤 만난 이집트 공무원 무함마드(40)는 자신이 탄 한국산 전동차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국 기업 현대로템이 제작한 이 전동차에 만족감을 드러낸 것이다.

매일 전철로 출퇴근한다는 무함마드는 "전동차 내부가 쾌적하고 에어컨 시설이 갖춰진 데다 안내방송까지 나와 매우 좋다"고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동차에 타자마자 깨끗한 분위기의 내부에서 휴대전화로 기념 촬영을 하는 이집트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실제 기자가 타 본 메트로 내부는 은색에 가까운 흰색 바탕에 깔끔한 인상을 줬다. 하늘색의 매끈한 의자와 손잡이는 떼가 잘 묻지 않는 소재로 만들어진 듯 빛에 반짝였다.

또 과거에 제작된 전동차와 달리 전동차 윗부분에 '달그락' 소리를 낸 회전형 팬이 아닌 대형 에어컨 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구식 전동차의 경우 팬도 자주 고장 나 '찜통 객차'인 때도 많았다.

전동차 내 영어와 아랍어로 번갈아가며 흘러나오는 안내방송이 등장한 것도 새로운 점이다. 한국산 전동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바깥 풍경과 도착한 역의 표지판을 예의주시하며 자신이 내릴 역을 긴장한 채 대기해야만 했다.

카이로 시민인 이스마일(44)은 "에어컨도 없는 옛날식 전동차와 최신의 한국산 전동차가 동시에 운행되고 있다"며 "여기 사람들은 이젠 일부러 한국산 전동차를 타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구식 전동차와 신형 전동차가 번갈아가며 카이로의 각 역에 도착하는 데 탑승객 중 다수가 구식일 경우 아예 타지 않고 신형이 올 때까지 역내에서 기다린다는 것이다.

이스마일은 "우수한 성능의 이 전동차로 인해 한국의 이미지가 더 좋아졌을 것"이라고 웃었다.

현대로템이 이집트에서 처음 수주한 객차들이 인기를 끌자 이집트 정부는 한때 구식과 신형 전동차 탑승 간 운임을 따로 책정하려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이로 메트로의 운임은 1이집트파운드(약 61원)로 세계 지하철 중에서 가장 저렴한 편이다. 구간이나 탑승역에 상관없이 가격이 모두 같다.

이 때문에 이집트 서민이 이렇다 할 부담을 갖지 않고 비교적 빠른 교통수단으로 메트로를 애용한다. 대다수 카이로 서민은 대중 교통 체계가 미흡해 주로 메트로와 민간 운영의 소형버스를 타고 이동을 한다.

택시의 경우 외국인에게 바가지요금을 요구하는 때가 잦고 짧은 거리라 해도 택시 요금은 지하철보다 최소 5~7배 비싸다.

이집트 정부는 지하철 재정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운임을 기존 가격을 2배 또는 3배로 올리려고 몇 차례 검토했지만, 일반 서민의 강력한 반발을 우려해 지금까지 인상하지 않았다.

이집트 정부에 따르면 카이로 메트로 하루 평균 이용객은 300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싼 티켓 가격 유지 정책과 보수·관리 비용 등으로 매달 2천만 파운드(약 12억원) 안팎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로템은 2012년 12월 수주한 전동차 180량의 출고를 지난해 8월 모두 마쳤다. 현대로템은 지난 25일에는 카이로 메트로 3호선에 투입될 전동열차 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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