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생명을 위한 행진' 시작된 이래 대통령 또는 부통령 참석은 처음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김경윤 기자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낙태반대 집회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에 참석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낮 12시 15분 내셔널 몰 인근의 집회장 연단에 올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납세자의 세금이 낙태와 낙태 시술자에게 돈을 대주는 데 쓰이는 것을 끝내기 위해 의회와 함께 일할 것"이라며 "낙태 시술에 들어가던 자금은 미국 전역의 여성 건강 서비스를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주 있을 차기 대법관 후보 지명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헌법에 명시된 대로 신이 주신 자유를 옹호하는 인물을 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웨이 선임고문도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에게 "(트럼프와 펜스가) 여러분의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나는 생명중시 세대다", "태어나지 않은 인간에게도 동등한 권리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낙태 반대를 주장했다.
행사 주최 측은 집회 참가 인원 추정치를 즉시 내놓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이 집회 후 행진을 할 때 대법원까지 이르는 거리가 가득 찼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언론들은 낙태에 반대하는 공화당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만큼 올해 집회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집회 전에 내놓은 바 있다.
1974년 시작돼 올해 44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 미국의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98년 집회 때 영상 메시지를 보내 낙태반대 운동에 힘을 보탰고,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2008년에 집회 참석자들과 직접 전화통화를 함으로써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낙태에 반대하는 공화당 소속이다.
펜스 부통령과 콘웨이 선임고문이 이번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는 것은 트럼프 정부의 '반(反) 낙태' 기조 강화와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9년 낙태에 찬성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2011년부터 낙태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아섰으며 지난해 대선 때는 여러 차례 낙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나흘째인 지난 23일 낙태를 돕는 국제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신속하게 서명함으로써 새 정부의 낙태반대 기조를 분명히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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