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선 '작은 형'…"한 명이라도 쉬게 해주는 투수로"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kt wiz의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26)가 2017년 불펜에서 선발로 변신을 시도한다.
김진욱 kt 감독은 31일 떠나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 발굴'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고영표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고영표가 적극적으로 선발 보직에 도전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감독은 "본인도 생각을 많이 갖고 있고, 코치들도 추천했다"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느냐고 물으니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그런 표현을 했기 때문에 고영표가 선발을 잡아준다면 구성상 강점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영표는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선발투수는 제 야구 인생에서 꼭 하고 싶은 것"이라며 "그동안 불펜에 앉아 있으면서 선발을 하고 싶었다. 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 있다"고 했다.
마무리캠프 기간부터 내비치던 고영표의 의욕과 자신감은 코치들의 눈에 띄었고 감독의 귀에도 들어가게 됐다.
고영표는 "코치님들이 어필해주시면서 찾아온 기회"라며 "이 악물고 잡아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제가 (프로에서는) 선발을 안 해봤으니 몰라서 이렇게 도전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불펜에 있으면서 '나도 기회가 있으면 해볼 수 있는데'라는 생각을 했다"며 "잘은 못해도 해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라며 부딪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고영표가 생각하는 선발투수란 '하나의 경기를 책임지는 투수'다.
이는 동료를 아끼는 마음과도 이어진다.
고영표는 kt에서 어린 투수들을 잘 챙기는 투수로 꼽힌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하는 베테랑 선배들과는 다르게, 2014년 대졸(동국대) 신인인 그는 자신과 함께 입단한 고졸 동기 투수들과 후배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챙기는 '작은 형'같은 존재다.
그는 "아무래도 젊은 팀이니까 형들을 도와서 동생들을 이끌고 챙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형들을 보면서 동생들이 편하게 던질 수 있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지난 2년간 불펜 투수로 뛰면서 중간투수가 부족할 때 선발이 일찍 무너졌던 경기들이 유난히 힘들었다고 떠올린 그는 "이닝을 많이 가져가서 투수들 한 명이라도 쉬게 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완 사이드암인 고영표는 캠프에서는 구위와 제구력을 강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144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체력도 비축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방침이다.
그는 "캠프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경쟁도 중요하지만, 참을성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캠프에서 너무 보여주려고 하다가 시즌 중에 탈이 나면 안 된다. 저의 가능성을 보이면서 페이스조절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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