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와 통화…호주 역외수용 10대, 미국행 불발 우려 자살기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위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큰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타결된 호주와의 난민 상호교환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호주시간)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25분간의 전화통화를 갖고 두 나라 간 난민 상호교환 협정은 아직 유효하며 이를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호주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호주 총리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와 미국 정부 사이에 2016년에 합의된 난민 재정착 계획을 계속 존중하기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지난해 11월 미국이 남태평양 나우루 공화국과 파푸아뉴기니에 있는 호주 역외 난민시설의 수용자 일부를 수용하고, 대신 호주는 중남미 코스타리카에 있는 미국 역외 수용소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가 취임 전부터 난민 수용에 강한 반대의 뜻을 밝힌 데다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7개국 국민의 비자 발급 및 미국 난민프로그램의 잠정 중단을 발표하면서 호주 정부는 미국과의 합의 파기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의 호주 난민시설에는 약 1천600명이 수용돼 있으며, 대부분은 이번에 미국이 비자 발급중단 국가에 포함한 이란과 시리아, 이라크 출신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전화통화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맞서 미국의 지도력을 계속 유지하기로 재확인했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두 정상이 다자간 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건을 논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3일 만에 행정명령을 통해 TPP 탈퇴 절차를 밟기로 했으며, 호주는 TPP를 살리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한편, 나우루 수용소에 있는 이란 출신 10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난민 수용 잠정 중단에 따라 미국에 정착할 기회가 사라질 것을 우려해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10대는 2013년부터 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자살기도 후 교도소에 갇혔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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