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이 최대명절인 춘제(설날)에 불꽃놀이 폭죽을 터뜨리는 전통 풍습도 스모그의 위력에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30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폭죽판매는 춘제 당일인 28일 새벽까지 7만7천 상자에 그쳐 전년대비 4.9%가 줄면서 6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폭죽을 터뜨리는 시간도 작년에 비해 크게 단축됐다고 신문은 밝혔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류모씨는 7∼8년 전만 해도 4천∼5천 위안(85만원)의 돈을 들여 폭죽을 사서 통쾌하게 터뜨리면서 새해를 맞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폭죽구매가 점차 줄기 시작해 올해는 그나마도 거의 돈을 들이지 않고 애들에게 놀이용으로 폭죽을 조금 사준 정도라고 말했다.
중국은 춘제 기간 폭죽 터뜨리는 소리가 악귀와 불운을 물리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폭죽이 대기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국도 폭죽사용을 줄일 것을 계도하고 있다.
류 씨는 매일 언론에서 '푸른 하늘'을 보기 위해서는 폭죽을 줄이라고 보도하고 있어 더는 폭죽을 구매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장모 씨는 인민대 부속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통해 학교에서 가장들에게 신신당부하고 있다면서 환경보호와 맑은 하늘을 위해 폭죽을 줄이고, 터뜨리지 않으면 가장 좋다고 해 올해는 폭죽을 아예 하나도 사지 않았다고 말했다.
춘제를 앞두고 베이징 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83%가 폭죽을 사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6.4%포인트가 올라간 수치다.
스모그가 심각한 도시들은 폭죽을 아예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중국 공안부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444개 도시가 폭죽을 금지했고 764개 도시는 폭죽을 제한하는 조처를 했다.
베이징(北京)시도 춘제 기간에 폭죽 소매점 수를 작년도보다 29% 줄인 511개로 제한하고 도심 3차 순환선 내에서는 폭죽 대형매장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 환경보호부 통계에 따르면 섣달 그믐날 밤과 춘제 당일 환경미화원들이 수거한 폭죽 쓰레기는 179t으로 지난해보다 74t이 줄었다.
베이징시는 490대 차량과 7천명의 환경미화원을 동원해 공원 등에서 폭죽 쓰레기를 수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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