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해 국제 사회에 파문을 불러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28일 의회 온라인 청원 게시판에 연내 예정된 트럼프의 국빈방문 취소 요구를 원하는 청원이 올라온 지 사흘도 안 돼 서명에 동참한 이들이 90만명을 넘어섰다.
의회는 서명이 10만명을 넘는 청원을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정상회담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연내 트럼프의 영국 국빈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고 트럼프가 방문을 약속했다.
버킹엄궁 측은 청원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영국 총리실 한 관계자는 "미국은 매우 중요한 동맹이다. 장기적으로 생각해야한다"며 청원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제1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전날 트위터에 "테리사 메이가 트럼프의 방문을 연기하지 않거나 트럼프의 (反이민 행정명령) 조치들을 분명하게 비난하지 않는다면 영국민들을 좌절시킬 것"이라고 청원에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수치스러운 무슬림 입국 금지와 난민·여성 공격으로 양국 공동의 가치들을 남용하는 트럼프는 영국에서 환영받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소수 야당인 자유민주당 팀 패런 대표도 트위터에 "수치스러운 무슬림 입국 금지가 끝나기 전에는 트럼프의 방문은 유보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메이 총리는 종교를 이유로 영국 시민권자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사람을 환영해야 하는 불가능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고 가세했다.
야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외무담당 대변인 알렉스 새먼드도 트럼프의 국빈방문은 "매우 나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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