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영영 못보나" 트럼프 반이민 명령에 미얀마 난민도 발동동

입력 2017-01-3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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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영영 못보나" 트럼프 반이민 명령에 미얀마 난민도 발동동

태국-미얀마 국경지역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 '올스톱'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미얀마-태국 국경의 수용소에 남은 미얀마 난민들이 이미 미국에 입국한 가족과 영영 재회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트럼프는 120일간 난민의 미국 입국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리비아·소말리아·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 입국을 90일간 금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지난 27일 발동했다.

트럼프의 행정명령 이후 미얀마-태국 국경지대에서도 미국의 난민 수용 및 재정착 프로그램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이라와디 등 현지언론이 31일 보도했다.

태국-미얀마 국경지대 난민수용소 중 가장 수용 인원인 많은 매 라 수용소의 서 아네스트 소장은 "국제이주기구(IOM), 유엔난민기구(UNHCR) 등이 지난 29일 난민 재정착 업무를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7개 무슬림 국가를 못 박아 입국 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이 정책은 버마(미얀마)의 불교도와 기독교도 등 다른 종교를 가진 난민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재정착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들어간 미얀마 난민은 대략 10만 명에 달한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14년 태국-미얀마 국경지대에 수용된 미얀마 난민을 대상으로 한 재정착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신규 신청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2년 넘게 보류된 재정착 신청자들과 이미 미국에 들어간 가족과의 재결합 등을 이유로 한 입국 신청자 등은 이번 행정명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족과 헤어진 뒤 이번 행정명령으로 미국에 가는 길이 멀어진 난민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뉴욕에 본부를 둔 난민 재정착 지원단체인 가톨릭 채리티스는 이미 미국 입국 승인을 받은 220명의 난민이 행정명령의 영향을 받게 됐으며, 이 가운데는 미얀마 난민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더 보더 컨소시엄(TBC)의 던컨 맥아서 이사는 "태국-미얀마 국경지대 난민수용소에서 결정 보류된 난민들이 이번 행정명령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미국은 역사적으로 미얀마의 난민과 민주주의, 인권, 소수민족 문제 등에 전폭적 지원을 해왔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UNHCR의 현지 대변인인 비비안 탄은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 중단은 특히 취약한 여건에 놓인 미얀마 난민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며 "재정착 프로그램이 조속히 재가동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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