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워싱턴주, 트럼프에 소송…"승소시 반이민 행정명령 무효화"

입력 2017-01-31 08:51  

美워싱턴주, 트럼프에 소송…"승소시 반이민 행정명령 무효화"

집행금지도 신청…"다른 주와도 접촉중"



(시애틀 A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주 법무장관이 무슬림 7개국 출신의 입국을 일시 금지하는 행정명령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발해 법적 조치를 공표한 연방 주는 워싱턴주가 처음이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으로 난민 프로그램이 전면 중단됐고 주말 내내 미 전역이 항의시위로 들끓었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 있는 워싱턴주의 최대도시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에서도 3천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

밥 퍼거슨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소송이) 성공한다면 대통령의 불법적인 행동을 무효화 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퍼거슨은 전날 트럼프의 이민정책이 '반 미국적이고 불법적'이라는 성명을 낸 16명의 주 법무장관 중 한 명이다.


퍼거슨은 트럼프 대통령, 국토안보부, 행정부 고위관리를 상대로 한 소송이 이날 오후 시애틀 연방법원에 제출된다며 이번 소송의 목적은 행정명령의 위헌적 조항을 밝혀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주는 트럼프 행정명령에 대한 집행금지 가처분(잠정금지명령)도 함께 신청한다.

퍼거슨 법무장관은 "미국은 법치국가이며, 그것은 목소리가 큰 주장이 아닌 헌법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뜻"이라며 "우리 관점에선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한 순간부터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의 행동이 워싱턴주 가족을 분열시키고 수천 명의 주민에게 해를 가했으며 주 경제와 주 소재 기업들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이민자와 난민을 환영하는 곳으로서 워싱턴주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가 개최한 이날 회견에는 워싱턴주 소재 기업 아마존과 익스피디아도 함께했다.


인슬리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명령의 비인간적 측면이 명백해졌다면서 "그것은 반 미국적이다. 행정명령의 분명한 의도는 모든 신의 아이들 가운데서 한 가지 신념을 차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슬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이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예측불가다.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을 것이며, 위협받지도, 겁 먹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퍼거슨 법무장관은 다른 주 법무장관들과 접촉하고는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워싱턴주가 독자적으로 법적 행동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에서는 수단과 예멘 출신 입국자 2명이 트럼프 행정명령에 의해 구금됐다가 풀려났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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