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탈당 결행 가능성" 관측…金 "기다려보라" '순교' 언급도
대권도전설·국민의당 합류설까지…중도 아우르며 새 정치세력 모색할듯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대선정국에서 후보간 '합종연횡'을 비롯한 정계개편 움직임이 주요 변수로 부상한 상황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탈당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작 당사자인 김 전 대표는 항간에 나도는 탈당설에 대해 "내가 아닌 주변에서 하는 말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여전히 김 전 대표가 당 외부에 제3지대 진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실제로 탈당을 결행할 경우,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에게 전권을 이양받는 방식으로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며 몸담은 민주당을 1년여 만에 떠나는 셈이 된다.
이처럼 탈당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김 전 대표가 평소 주장한 '비패권지대' 구상이 민주당의 울타리 안에서는 성사 가능성이 작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세론'이 자리잡은 당내 사정을 고려하면, 김 전 대표가 제3지대의 한 축으로서 당 밖의 주자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뜻을 모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김 전 대표 측에서 이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이날 반 전 총장이 제안한 '개헌협의체'에 대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런 협의체를 만든다고 하던데, 그게 잘 되겠나"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전 대표는 "그 제안에 어떤 사람이 동의해서 합류할지는 모르는 일"이라면서 "하지만 국회에서 개헌특위가 가동되고 있지 않나. 개헌특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부터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대신 김 전 대표가 반 전 총장 개인과 손을 잡는 것이 아닌, 탈당을 결행하고 본인이 직접 대선주자로 나서면서 중도진영을 아우르는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물론 김 전 대표가 비례대표 의원인 만큼 탈당을 한다면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여기에는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 전 대표 주위 인사들의 전언이다.
김 전 대표는 최근 "2월 말까지 기다려 보라. 순교(殉敎)하려고 한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의원직 상실을 감수하고라도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하고 있다.
다만 김 전 대표는 통화에서 "거취는 내가 직접 밝혀야지, 주변에서 전하거나 뭐라고 얘기하는(해석하는) 것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주변의 해석에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는 '탈당계를 써서 가지고 다닌다'는 일부 보도에도 "거짓말 같은 얘기다. 내가 쓰지도 않은 탈당계를 누가 썼다는 거냐"라고 일축했다.
이어 "나는 측근과 상의해 결정하지 않는다. 내가 얘기하지 않았는데도 측근들이 얘기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얘기를 하겠다"며 "더 기다려 보라"고 했다.
"거취 문제를 2월 중순께 얘기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엔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국민의당 합류설에 대해서도 "웃기는 소리다. 민주당 소속이 내가 국민의 당에 왜 가나"라며 "상식에 안맞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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