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문답·언론보도·간담회 이어 국회서도 공식 언급
韓외교부 두차례 "부당주장 개탄" 논평…외교력 시험대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의 독도 도발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부산 소녀상 설치로 발생한 한일간 갈등 와중에 독도 소녀상 설치 문제로 촉발된 일본측의 '독도는 일본땅' 주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문부과학상은 31일 기자회견에서 "어린이들이 자국의 영토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충실히 하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문부과학성(교육부)이 개정 작업을 하는 차기 학습지도요령에서 영토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는 질문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발언은 독도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학습지도요령에서는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에 대해서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독도, 그리고 중일간 영유 분쟁이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문부과학성이 초중학교 사회과 신학습지도요령에 독도와 센카쿠열도를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처음으로 명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초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에도 독도와 센카쿠열도가 일본 땅이라는 내용이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학습지도요령에 이런 내용을 명시함으로써 영토교육을 더욱 철저히 하기 위한 목적이다.
마쓰노 문부과학상은 '독도'라는 명칭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일련의 흐름을 보면, 문부과학성이 차기 학습지도요령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명시할 것임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일본의 독도 도발은 올해 들어 크게 눈에 띄는 양상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도의회 일각에서 독도에 소녀상 설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망언을 내뱉었다.
그는 사흘 뒤 국회 외교연설에서도 "일본 고유의 영토인 시마네(島根)현 다케시마에 대해 일본의 주장을 확실하게 전달하면서 끈기있게 대응해 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상으로서는 4년 연속 외교연설에서 독도 도발을 한 것이다.
지난 25일 김관용 경북지사가 독도를 방문한 데 대해서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이 한국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스가 장관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매우 유감이다.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의 입장에 비쳐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고 다키자키 심의관은 주일 한국대사관 공사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이어 지난 30일에는 마쓰모토 준(松本純) 영토문제담당상이 독도가 자신들의 지자체에 소속해 있다고 주장하는 시마네현의 주민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국내외에 적극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대응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외교부가 지난 17일과 20일 기시다 외무상의 독도 망언에 대해서만 "일본 정부가 또다시 부당한 주장을 한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내용의 논평을 내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측은 각료들까지 나서서 아무런 거림낌없이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경쟁적으로 주장하는 양상이다.
문부과학성의 새 학습지도요령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3~4월께 고시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2~3개월 남은 기간에 한국 외교부와 주일 한국대사관 등 당국이 일본의 독도 및 교과서 도발 등에 얼마나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 독자적인 외교력을 보여줄지가 주목된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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