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분산센터 직원들 36일간 24시간 숙식…"방역· 방사 준비 최선"
(창녕=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창녕군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를 지켜냈다.
창녕군은 지난달 2일 우포늪 대대제방 수풀에서 큰고니 폐사체가 발견돼 AI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된 후 지금까지 따오기 171마리가 모두 안전하다고 31일 밝혔다.
군은 큰고니 폐사체에서 AI가 확인되자 지난달 7일부터 따오기 비상보호 작전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들여와 번식에 성공한 우포 따오기들을 모두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우포 복원센터 직원들의 헌신 덕택이다.
직원들은 AI가 발생하자 무려 36일간 센터 내에서 24시간 함께 숙식하며 따오기 곁을 지켰다.
외부 AI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외부인은 일체 출입할 수 없도록 문을 꽁꽁 잠갔다. 센터에는 지금도 외부인은 출입을 할 수 없다.
군은 혹시 모를 집단 폐사 사태를 사전 차단하려고 따오기를 분산 수용하는 긴급 피난 작전도 벌였다.
우포늪 인근 따오기복원센터에 있던 따오기 70마리는 10㎞가량 떨어진 장마면 신구리 야산에 만든 분산센터로 보내졌다.
분산센터 직원들은 철새 유입을 막으려고 틈나는 대로 새총과 돌팔매질을 하며 사투를 벌였다.
2곳 센터 직원들은 비상근무 중 번식 케이지 내부와 지붕, 도로 등을 하루 3차례 이상 방역을 하며 공을 들였다.
이성봉 군 따오기계장은 "솔직히 가족보다 더 챙겨야 할 만큼 귀한 따오기여서 하루하루 기도하는 심정으로 돌봤다"고 말했다.
군 직원들에겐 자칫 잘못하면 2008년부터 복원해 애지중지 키워온 따오기 식구를 잃을 수 있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
그 결과, 따오기 복원사업을 시작한 이래 AI 의심 증상은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복원센터와 분산센터 2곳 따오기는 모두 건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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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2월부터 본격 교미를 시작하는 따오기 생태 특성에 맞춰 최근 암수 짝짓기에 들어갔다.
센터는 새로운 둥지와 둥지 재료를 준비하는 등 새 식구를 맞기 위한 준비와 번식작업에 분주하다.
김충식 창녕군수는 "AI로부터 따오기를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한 방역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야생 방사를 위한 준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따오기는 1979년 판문점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 관찰된 후 우리 땅에서 자취를 감췄다.
경남도와 군은 2008년 중국에서 암수 따오기 한 쌍을 들여와 복원사업을 벌여 현재 171마리로 증식했다.
도와 군은 지난해 10월부터 따오기를 일반인에 부분 공개하기도 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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