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경찰이 지중해를 건너 시칠리아 등 이탈리아 항구에 도착한 아프리카 난민들을 은밀히 유럽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던 대규모 난민 밀수 조직을 적발해 해체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경찰은 30일 "2년 간의 수사 끝에 34건의 체포 영장을 발부해 이집트인, 수단인, 알바니아인, 루마니아인, 이탈리아인 등으로 구성된 다국적 난민 밀수 조직을 분쇄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벤티밀리아, 프랑스 니스 등을 주된 근거지로 삼고 있던 이들은 시리아, 에리트레아, 이집트, 수단 출신 난민 수 백 명을 1인당 500∼1천 유로씩 받고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다른 나라로 밀입국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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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업자들은 시칠리아에 도착한 난민들을 밀라노로 이동시킨 뒤 밀라노에서 이들을 기차 또는 트럭의 트렁크 등을 이용해 주로 프랑스 접경 도시인 벤티밀리아로 몰래 실어나른 것으로 밝혀졌다.
벤티밀리아는 프랑스로 넘어가려는 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난민촌 상황이 점점 열악해진 탓에 '미니 칼레'로 불리고 있는 곳이다. 유럽의 대표적 난민촌이던 프랑스의 칼레는 '정글'로 불릴 정도로 비인간적인 난민 처우로 악명을 떨치다 작년 10월 철거됐다.
수사를 주도한 일다 보카시니 검찰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밀수 조직이 활개치는 현상을 난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착취하는 '악의 세계화'라고 칭하며 "난민들은 때때로 최대 40명이 '고기 덩어리'처럼 한 데 포개져 질식 직전의 지경에 놓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체포 영장이 발부된 사람 중 2명은 이탈리아인으로 이들은 난민들의 체류와 이동에 필요한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허위로 찍어내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탈리아는 작년에 사상 최다인 18만 명의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는 등 난민 대량 유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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