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멕 정상회담 취소 69% 지지…트럼프 반감 비율은 88%에 달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추락을 거듭하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이 미국과의 갈등에 힘입어 반등했다.
31일(현지시간) 일간 엑셀시오르가 여론조사기관 BGC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1월 11일 기준으로 11%였던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이 30일 현재 16%로 올랐다.
엑셀시오르는 "피조사자의 대부분이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니에토 대통령의 대처 방식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취임한 뒤 국경장벽 건설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국경세 부과 등 반 멕시코 정책을 속속 실행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보인 비율은 무려 88%에 달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조절하는 니에토 행정부의 대응방식도 69%의 지지를 받았다.
멕시코는 그간 미국과의 건설적인 대화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자국민 보호와 국경장벽 비용 부담 불가 등의 입장을 단호하게 밝혀왔다.
니에토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69%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하려고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건설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자 31일로 예정됐던 정상회담을 전격으로 취소한 바 있다.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한 마약범죄, 경제 부진, 휘발유 가격 인상 탓에 수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멕시코 국민을 결속시키고 니에토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7∼28일과 30일에 전국 성인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5%포인트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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