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나바로 '환율조작국' 주장에 달러·엔 환율 달러당 112엔까지 내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 독일 등 경제 대국의 통화 가치를 줄줄이 문제 삼으며 이들 국가가 환율조작국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제약사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교도 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믿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드러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중국과 일본을 정조준하며 미국 자동차 업계의 부진이 이들 국가의 폐쇄성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이달 1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을 문제 삼을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고 교도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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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유로화 절하를 문제 삼으며 독일을 공격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하해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화를 '사실상 독일 마르크화'라고 표현하며 유로화 가치 절하가 독일의 교역에 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정부는 이에 즉각 반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이 유로화 가치 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며 독일은 항상 "독립적인 유럽중앙은행(ECB)을 지지해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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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일련의 발언으로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0시 4분(이하 한국시간)에 달러당 112.08엔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1월 30일 이후로 약 두 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엔화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오전 1시 2분 유로당 1.0812달러까지 치솟아 지난해 12월 8일 이후로 가장 높았다.
반면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100선 아래로 떨어져 99.43을 기록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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