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열활용, 30년째 '전국 첫 모내기' 타이틀 유지
12월 31일 파종…5월말 벼베기, 전국 첫 수확 예정
(이천=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전국에서 쌀 맛이 좋기로 소문난 대표적인 경기미(米) 재배지인 경기 이천시가 영하의 쌀쌀한 날씨 속에 1일 오후 2시 30분 전국 처음으로 모내기를 했다.
보통 5월에 모내기하는 다른 지역보다 무려 3개월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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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돈 이천시장과 농협 관계자, 마을 이장과 주민 등 150명은 이날 이천시 호법면 안평리 221-1번지 892㎡ 규모의 비닐하우스 2동에서 손으로 모심기를 시연한 뒤 기계로 모심기를 완료했다.
전국 첫 모내기 행사를 위해 호법농협이 지난해 12월 29일 침종해 이틀 뒤인 31일 볍씨를 파종했다.
이곳에 심은 조생종 볍씨가 3개월 뒤 튼튼한 벼로 다 자라면 5월 말께 벼 베기를 할 예정이다. 생산 예상량은 320㎏이다.
이천시와 호법농협은 전국 처음으로 수확한 쌀을 이천쌀을 판매하는 판매점에 홍보용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천시가 추운 겨울에도 모내기할 수 있는 이유는 쓰레기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을 활용한 덕분이다.
국내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3월 말 침종, 4월 초 파종을 거쳐 5월에 모내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천시는 이보다 무려 3개월 앞서 모내기를 한 뒤 다른 지역이 모내기하는 5월에 벼 베기를 한다.
겨울에도 볍씨를 심어 모내기할 수 있을 정도로 모로 키우려면 비닐하우스 온도가 20℃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천시는 2013년부터 이천시를 포함한 인근 5개 시·군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이천광역쓰레기소각장의 폐열을 모내기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소각시 발생하는 열로 데운 물을 호법면 안평리 논까지 1㎞가량 관으로 끌어와 수막재배를 시행했더니 아무리 엄동설한이더라도 2월 초에 모내기할 수 있게 됐다.
수막재배는 해가 진 뒤 두 겹으로 만들어진 비닐하우스 지붕 사이에 지하수를 계속 흘려 넣어주는 농업기법으로, 날씨가 추워도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를 유지해 준다.
소각장 폐열을 이용하기 전 이천시는 1997년부터 지하수 물로 수막재배를 해 매년 3월 전국 처음으로 모내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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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는 소각장 폐열을 이용하는 시설이 없는 지역에서는 2월 모내기가 불가능해 당분간 전국 첫 모내기 기록을 깨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천시와 경기미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이웃 여주시가 한때 전국 첫 모내기 타이틀을 차지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여주시는 지난해 2월 2일 농업기술센터의 지중난방시설을 벼농사에 접목해 2월 2일 전국 처음으로 모내기하려다, 이를 알게 된 이천시가 하루 앞선 2월 1일 모내기 행사를 하는 바람에 전국 첫 타이틀 획득이 무산됐다.
이천시는 전국 첫 모내기 행사를 통해 임금님표 이천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행사취지를 설명했다.
조병돈 시장은 "전국 최초로 연 이번 모내기 행사는 임금님표 이천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이천쌀을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쌀로 가꾸어 나가겠다는 농업인의 다짐이자 시민의 염원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시는 내년에도 2월 1일 전국 첫 모내기를 할 예정이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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