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어려울 때일수록 주위를 돌아보고 배려하는 제주의 '수눌음'(품앗이) 정신이 빛을 발해 목표를 조기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일 제주도청 현관에서 희망 2017 나눔캠페인 폐막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원희룡 제주지사 등 도청 공무원과 모금회 임직원,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72일간 진행된 이번 캠페인을 통해 제주에서는 목표액(40억원)을 훌쩍 넘어선 43억2천897만원이 모금됐다. 역대 최대 모금액이다.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1도씩 오르는 '사랑의 온도탑'은 108.2도를 기록했다.
제주지역 모금 규모는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1998년 12월∼1999년 2월 전개된 첫 희망 나눔캠페인에서 2억9천673만원이 모금된 것을 시작으로 19년 만에 40억원을 돌파했다.
캠페인 초기에는 사회적 분위기와 침체한 지역경제 여파로 모금 목표 달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수눌음 정신이 빛을 발하며 캠페인 시작 65일 만인 지난달 25일 목표를 조기 달성할 수 있었다고 모금회는 설명했다.
이번 캠페인에는 돌잔치 답례품 대신 기부를 택한 고은솔양 부모, 금연을 결심한 뒤 2년 동안 매일 담뱃값을 모아 기부한 홍권일 그린마트 대표, 거스름돈을 모은 돼지저금통을 내놓은 시각장애인 정기봉씨, 급여의 일부를 모아 전달한 직장인과 공무원 등 각계각층에서 정성 어린 마음을 보탰다.
캠페인 기간 신영민 상익건설 대표, 임일수 동수농장 대표,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과 부인 김희월씨, 김명신 덕산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1억원 이상 고액을 쾌척, 아너 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에 가입한 것도 큰 힘이 됐다.
모금액은 전액 도내 홀몸 어르신, 조손 가정, 장애인, 저소득 가정, 사회복지시설·기관·단체에 지원된다.
원 지사는 "탄핵 정국에 경기도 좋지 않아 모금에 어려움을 예상했지만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자부터 어려운 생활 속에서 모은 정성을 내놓은 분들까지 크고 작은 나눔의 손길이 잇따른 덕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고승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도민의 뜨거운 관심과 소중한 정성 덕분에 온도탑이 100도를 넘어섰고, 제주사회가 따뜻해졌다"며 "도민의 사랑으로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을 밝히고 촘촘한 보호망을 구축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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