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업체 대표 통화녹음 공개…"내가 잘돼야 주변이 힘을 줘"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지분을 인수한 업체 대표에게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언급하며 지분 양도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씨와 '문화계 황태자' 광고감독 차은택씨 등의 공판에서 '지분 강탈' 피해업체로 알려진 컴투게더 대표 한모씨와 송씨 사이의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파일에서 송씨는 한씨와 통화에서 "나쁜 사례인데, 성완종은 수백명한테 돈을 뿌리고 자기편이라는 것을 확정받았는데 한 번 휘몰아치기 시작하니까 그게 안 지켜졌다"고 말한다.
이어 "소위 '(성완종)리스트'를 보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다 있었는데, 내가 잘 돼야 주변이 나한테 힘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송씨의 말은 지분을 넘기라는 요구에 시달린 한씨가 주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 본 결과 '소신대로 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언급한 직후에 나왔다.
한씨가 "(지분을 넘기라는 제안을) 거절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나"라고 묻자, 송씨는 "세상인심은 뭔가 일그러지기 전에는 의기투합하다가 본인이 불리해지면 다들 등을 돌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다.
검찰은 이날 2시간에 걸쳐 한씨가 송씨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재생했다. 이 파일은 한씨가 USB에 담아 '내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 쓰일지 모르겠다'며 부하 직원 주모씨에게 건넸다가 검찰에 압수됐다.
송씨는 "한씨와 30년 지기라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려고 선의에서 한 일"이라는 취지로 '지분 강탈'에 가담한 혐의를 부인해왔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한씨의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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